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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신년사에 담긴 신축년 키워드···불확실·고객·ESG·신사업

중앙일보 2021.01.04 17:38

“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 (구광모 LG 대표)  

 
신축년(新丑年) 새해를 맞아 주요 그룹 총수들이 4일 일제히 신년사를 내고 경영 활동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 속에서 각 기업은 너나없이 '불확실성'을 최대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는 ‘고객’과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신사업에 대한 도전' 등을 강조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했고, 총수들은 영상에 마스크를 끼고 나타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CEO 신년사로 읽는 올해 재계의 키워드는…
고객·ESG(환경·사회·배구조)·신사업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은 새해 첫 업무 시작일인 4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2공장을 찾았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은 새해 첫 업무 시작일인 4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2공장을 찾았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신년사 없이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고객을 중심에 둔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해 사회ㆍ경제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매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시무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고객을 가장 중심에 두고 고객 경험과 고객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차세대 신성장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를 하자”고 당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재용 부회장의 신년사는 없었다. 이 부회장은 다만 새해 첫 업무 시작일인 이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 2공장을 찾았다. 이 공장은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을 생산한다. 이 부회장은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그는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사ㆍ학계ㆍ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 혁신이 미래 인류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린다는 목적으로 제작한 영상에 출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유튜브 캡처]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 혁신이 미래 인류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린다는 목적으로 제작한 영상에 출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유튜브 캡처]

정의선, 울산 사망사고에 신년회 전격 취소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발생한 울산공장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로 이날 오전 예정했던 신년회를 전격 취소했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임직원 대상으로 한 첫 시무식이 취소된 것이다. 다만 정 회장은 e메일 형태로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 존중의 첫걸음은 품질과 안전으로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 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신년 인사를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신년 인사를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새로운 기업가 정신'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선 신년 인사(1일)에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통한 고객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가 성장한 건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이라며 “기업이 받은 혜택과 격려에 보답하는 일에는 서툴고 부족했고 이런 반성으로부터 기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런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4일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전세계 LG 구성원 25만여명에게 전달됐다. [사진 LG그룹]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4일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전세계 LG 구성원 25만여명에게 전달됐다. [사진 LG그룹]

구광모, "고객을 LG팬으로 만들자"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편지’에 출연해 “고객을 LG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고객 불평에 집중해 소소한 의견과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말자”고 말한 구 대표는 올해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고객 마음속 열망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인사이트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법을 고민하라”며“그렇게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해 팬층을 두껍게 만들자”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고,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고,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신동빈, "능동적으로 경제회복 주도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고,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제 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창립 68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발표중인 김 회장.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창립 68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발표중인 김 회장.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K방산 등 글로벌 리더돼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향후 2~3년은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우리의 경영 활동 면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해야 한다”고 4일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사진 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해야 한다”고 4일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사진 GS그룹]

"신사업 발굴해 도전해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해야 한다”며 “변화에 적응할 조직 구축을 위해 업무 방식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후 르네상스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며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구현모 KT그룹 대표는 고객 중심 사고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고,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현금 창출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고객 중심 경영 등 체질 변화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신년사를 통해 보여줬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기업들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정치권과 정부의 인식 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새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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