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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제안 '단일화 원탁회의'…안철수가 가장 적극적

중앙일보 2021.01.04 17:16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범야권이 북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출마를 공식화했고,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등판을 고심 중이다. 김근식ㆍ김선동ㆍ박춘희ㆍ이종구ㆍ이혜훈ㆍ조은희 등 국민의힘 소속 후보 5인에 이어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5일 출사표를 던진다. 초선인 김웅, 윤희숙 의원도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어 잠재 후보군만 11명에 이른다.
 
몇달 전만 해도 당내에서 “당 지지율은 오르는 데 후보가 안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 것과는 분위기가 천양지차다. 지난 두 차례의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해도 과열 양상이다.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2014년 선거에선 정몽준 전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전 의원이 3파전 경선을 치렀다.
 
지난 12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12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꾸로 “후보 난립으로 단일화 갈등의 불씨가 커져 난감하다”는 걱정이 나올 정도다. 이에 야권 일각에선 “이달 중으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이 한 테이블에 모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전ㆍ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일명 마포포럼) 공동대표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통화에서 “이번 주 후보 대리인 의견수렴을 거쳐, 1월 중순쯤엔 후보들이 직접 참여하는 회의체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일화 및 정책 구상을 밝히는 이른바 ‘야권 후보 원탁회의’를 열자는 주장이다. 마포포럼 공동대표인 강석호 전 의원은 “계파에서 자유로운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원탁회의 운영을 맡기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맞장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의 출마 여부가 정리되는 1월에는 야권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 팀’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12월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이다. 장진영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12월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이다. 장진영 기자

 
원탁회의론에 대해 당사자들은 “모일 수 있다”면서도 방식을 두곤 온도 차를 보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안 대표 측은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달 중에 국민의힘 후보 윤곽이 나오면 후보들이 모일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열린 마음으로 (단일화를) 논의하자고 말 드렸다. 후보들이 정책 경쟁을 먼저 하자는 제안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금 전 의원은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권 심판이라는 기치 아래 후보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할 순 있다”면서도 “다만 그 자리에서 단일화 얘기를 꺼내는 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출마를 막판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통화에서 “야권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다만 그 전에 안 대표가 입당 여부를 확실히 밝혀야 하고, 원탁회의 전 우리 당 후보군도 좁혀놔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출마 여부를 더 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1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강연하는 모습. 금 전 의원은 지난 12월 2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1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강연하는 모습. 금 전 의원은 지난 12월 2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종택 기자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외부 인사의 경선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입당 후 100% 시민 경선’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가 무산되면 필패인 상황에서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걸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에 거듭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안 대표에 대해 “당에서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게 내 책무다. 더는 (안 대표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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