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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력 회복, 심신 안정, 뇌 손상 예방…옛 의서와 현대 의학이 효능 인정

중앙일보 2021.01.04 00:04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침향의 다양한 약효
 

몸의 기운 다스리는 전통 약재
한·중 여러 문헌에 활용법 명기
스트레스 받은 뇌 보호에 효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몸 관리와 기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침향은 몸의 기운을 잘 통하게 함으로써 기력을 회복하는 데 탁월한 한약재다.
 
침향은 일반 한약재와도 조금 다르다. 보통 한약재가 약용식물인 것과는 달리 나무에 상처가 났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수지(樹脂·나뭇진)가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굳어진 것을 말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에 기록

침향은 병의 기운을 내리고 잘 배출되지 못하는 것을 개선하는 성질로 잘 알려져 있다. 구토·기침·천식·딸꾹질을 멈추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복부 팽만, 변비나 소변이 약한 증상에 두루 쓰였다. 이러한 한의학적 가치는 옛 문헌에 잘 나와 있다.
 
불교 경전 『중아함경』에는 “향 중에서 오로지 침향이 제일”이라고 기록돼 있고,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찬 바람으로 마비된 증상이나 구토·설사로 팔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고쳐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썼다. 또한 중국 송나라 의서 『본초연의』에는 “침향이 나쁜 기운을 제거하고 치료되지 않은 나머지를 고친다. 부드럽게 효능을 취해 이익은 있고 손해는 없다”고 적혀 있다. 중국 명나라 본초학 연구서 『이시진』에서는 “상체에 열이 많고 하체는 차가운 상열하한(上熱下寒), 천식·변비, 소변이 약한 증상 등에 처방한다”고 침향의 활용도가 명시돼 있다.
 
명나라 의서 『본초강목』에는 침향의 심신 안정 효과에 대해서도 기록돼 있다.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주며 위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한다”고 쓰여 있다. 특히 “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허리를 따뜻하게 하고 근육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제거한다”고 돼 있다.
 
이 같은 침향의 효과는 함유된 핵심 성분에 따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유효 성분은 ‘베타셀리넨(β-Selinene)’이다. 베타셀리넨은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증상 호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게 침향을 섭취하게 한 후 식욕 부진과 복통·부종 같은 증상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베타셀리넨이 신장에 기운을 불어넣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핵심 성분으로는 ‘아가로스피롤(Agarospirol)’이 꼽힌다. 아가로스피롤은 신경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리는 성분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시키고 불면증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향 추출물 투여 그룹 뇌 활성산소 줄어

침향은 효과의 잠재성에서도 가치가 높다. 최근에는 기존에 밝혀진 효과 외에도 다른 의학적 가치가 있다는 보고가 잇따른다.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지난해 8월 국제분자과학회지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생명과학연구원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은 수컷 쥐 50마리를 10마리씩 다섯 그룹으로 나눠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은 한 그룹을 제외하고 네 그룹에 매일 6시간씩 11일 동안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한 뒤 침향 추출물의 농도를 달리해 투여했다. 그리고 쥐의 뇌 조직과 혈청을 적출해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스트레스 호르몬) 및 뇌 해마의 손상도를 비교 분석했다. 코르티코스테론은 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분석 결과, 일반 쥐의 코르티코스테론 농도는 스트레스를 받기 전보다 5.2배 증가했다. 그런데 침향 추출물을 높은 농도(80㎎/㎏)로 투여한 그룹은 뇌의 활성산소가 가장 현저하게 줄었다. 혈중 코르티코스테론 농도도 유의하게 감소해 실험 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연구팀은 “과도한 스트레스는 뇌의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과활성화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로 인해 생성된 염증이 신경세포를 죽이는 등 뇌의 산화적 손상을 일으킨다”며 “침향 추출물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을 억제해 이러한 손상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 기전을 침향이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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