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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소띠해 맞아 코로나라는 놈 황소뿔로 작살냅시다”

중앙일보 2021.01.02 13:00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1)

주인공 ‘깍지외할미’는 전라도 어느 조그마한 농촌에서 살며 아들·딸을 서울로 유학 보내 결혼까지 시켰습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쏘아대는 욕이 정겹기만 한 욕쟁이 할매입니다. 자식들이 출가했지만 잘 살라는 뜻에서 가르침을 아끼지 않습니다. 특히 깍지(딸의 딸) 외손녀를 극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명도 ‘깍지외할미’입니다. 〈편집자〉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내가 바로 ‘욕쟁이’ 깍지 외할미요.
 
“할머니! 사람들이 할머니 보고 왜 ‘욕쟁이 할매’라고 해요?”
“아이고, 할미가 하는 욕은 모다 이쁜 욕인께 괜찮어. 니는 걱정 놔 부러라.”
 
요로코롬 깜찍하게 묻는 아는 서울 사는 울 딸의 딸인 외손녀 ‘깍지’요.
가끔은 전라도 시골 사는 할미, 할배 보고 싶다고 해서 오늘도 요렇게 내려왔지라.
주댕이가 야물딱지게 영글어 할미, 할배가 도저히 못당혀라. ㅋㅋㅋ
 
여러분 앞에 뵙는 게 첨인께 인사드려요. 우리 영감과 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나아 갖고 대학 공부까지 마치고 어찌어찌 모다 결혼해 아그들은 시방 서울에서 살지라. 우리 늙은이 둘은 촌에 남아 밭농사 지어 생활하고 글고 거기서 나온 농산물은 서울 사는 자석들 쪼깨 주고 나머지는 우리가 그럭저럭 먹고 사요.
 
작가 선생이 우리네 식구가 촌에서 사는 야그 뭐 별것도 없지만 여기다 하나씩 풀어 놓으라고 해서 풀어놓지만 당췌 남사시럽고 글고 껄적찌근혀서 어쩐다요? 암튼 이쁘게 봐주시요.
 
참, 글고 올해 신축년 소띠라고 합디다. 코로난가 귀신인가 허는 써글 넘을 우리가 모다 심 모아 황소 뿔로 담박에 탁 쌔려불러 아주 작살내 버립시다.
 
여러분! 부디 복들 많이 받으시요.^^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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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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