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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설악산 케이블카 ‘산 넘어 산’…남은 인허가 11개

중앙일보 2021.01.02 06:00
무산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식도. 자료 환경부

무산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모식도. 자료 환경부

 
무산 위기에 처했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인허가 사항이 11개에 달하는 데다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 훼손 최소화 위한 조건부 동의 예상
강원도, TF팀 구성해 철저히 대비하기로

 
1일 강원도에 따르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재추진을 위한 인허가 항목은 총 14개다. 이 중 문화재현상변경 허가와 설계안전도검사는 완료된 상태다. 환경영향평가 협의도 지난달 2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가 환경부를 상대로 한 양양군의 행정 심판 청구를 인용하면서 사실상 통과됐다.
 
 하지만 행심위 인용 재결에 따른 결정문은 이달 중순쯤에나 양양군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이 결정문을 받고 2주에서 한 달여간 검토한 뒤 처분을 내려야 환경영향평가가 최종 종료된다. 원주지방환경청은 행심위의 인용 결정으로 ‘동의’ 또는 ‘조건부 동의’ 처분을 해야 한다. 강원도는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 훼손 등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조건부 동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환경영향평가가 최종 종료되면 11개 인허가 항목이 남는다. 이 중 지방건설기술 심의, 궤도사업 허가 등 5개는 강원도와 양양군의 인허가 사항으로 통과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나머지 6개 인허가 항목 가운데 환경부와 산림청이 4개 인허가권을 갖고 있다. 백두대간개발행위 사전협의와 산지일시사용 허가, 국유림사용 허가는 산림청이 권한을 갖고 있고, 공원사업시행 허가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권한이다.
 

공원사업시행 허가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

지난달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상공에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띄운 설악산케이블카 행정심판 기각 촉구 메시지가 적힌 애드벌룬이 떠있다.사진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지난달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상공에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띄운 설악산케이블카 행정심판 기각 촉구 메시지가 적힌 애드벌룬이 떠있다.사진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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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공원사업시행 허가는 오수처리계획·조경계획·사업전망 등 사업세부 계획과 함께 현지 확인조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용 결정으로 ‘기사회생’하긴 했지만, 원주지방환경청이 조건부 동의 처분을 내릴 경우 이를 이행하고 나머지 인허가 과정에서 환경부와 협의를 해야 해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인허가 추진과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남은 인허가 처리 과정에서 사업 답보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인용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난달 31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행정심판청구 인용재결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국민행동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국립공원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어처구니없는 판단”이라며 “개발세력이 불순한 의도로 행정심판을 악용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행심위 결정 비판 

2019년 9월 서울스퀘어 앞에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9월 서울스퀘어 앞에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정인철 상황실장은 “결정문이 나오면 부동의 통보서와의 차이를 분석해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개발사업으로부터 보호구역인 국립공원을 지키지 못한다면 보호구역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1982년 처음 사업이 제안된 이후 여러 차례 사업 내용이 변경되거나 취소·중단됐다. 2015년 양양군이 다시 사업 계획을 마련해 추진해온 지금의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설악산국립공원 남설악 지역인 오색지구와 끝청 하단 사이 3.5㎞ 구간에 곤돌라식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원주지방환경청은 양양군이 추진하는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등 생태계에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양양군이 지난해 12월 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양양=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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