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주식 투자 210조원 작년 5배
테슬라 3.2조, 애플 2조 미국 톱10
중국·홍콩 주식도 20억 달러 쇼핑
니콜라 5분의 1토막, 보잉도 손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많이 산 해외주식 20종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 수혜주·기술주 ETF도 인기=미국 장난감 업체인 해즈브로도 서학 개미의 눈에 띈 대표적인 종목이다. 올해 순매수액만 4억741만 달러(4424억원)다. 서학 개미의 ‘사자’가 집중됐던 시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3~5월이다. 이른바 ‘집콕’ 생활이 길어져 장난감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도 관심을 끌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트러스트 QQQ S1’과 테슬라 등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ARK이노베이션 ETF’가 각각 순매수 7위와 11위에 랭크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기술주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선호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일본 주식도 눈독=서학 개미의 주식 투자 영토는 홍콩·일본까지 확대됐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순매수한 중국 주식만 11억2816만 달러(1조23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2.5배가 넘는 규모다. 홍콩과 일본 주식도 각각 9억539만 달러(9850억원), 1억5505만 달러(1685억원)가량 사들였다. 또한 서학 개미들이 미국 이외의 해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13위)였다. 일본 주식의 경우 완구·게임회사인 반다이남코(15위), 화학회사 쇼와덴코(19위), 콘텐트기업 카도카와(20위)가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언택트(비대면)주를 중심으로 중국·일본 주식에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연간 수익률 1000% 넘기도=투자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테슬라는 연초 대비 700%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41.8%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니오의 연간 투자 수익률은 1140%에 달한다. 서학 개미가 많이 산 애플(85%)과 아마존(79.9%), 엔비디아(110%)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반면 해즈브로(-11.4%)나 보잉(-35.1%)에 투자했다면 원금 일부를 까먹게 될 처지다. ‘사기 논란’에 휘말린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주가는 한때 주당 80달러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거의 5분의 1토막 났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은 현지 통화로 투자해야 해서 환 손실 위험이 있고,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