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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에 '찍힌' 아스트라제네카…"美 승인은 2~3월에나"

중앙일보 2020.12.30 19:43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식품의약국(FDA) 본사. [EPA=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식품의약국(FDA) 본사. [EPA=연합뉴스]

 
영국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빠르게 승인 절차가 진행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FDA 승인은 지연되면서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 '초고속 작전'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과학자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는 전제 아래 내년 2월이나 3월에 FDA의 긴급사용을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 시험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주까지 총 2만7000명이 참여했다. 백신 개발 과정에선 선두주자였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승인 일정이 이처럼 지연된 데는 3상 시험 결과에 대해 FDA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였다. 이런 상황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FDA와 아스트라제네카 사이에 신뢰가 깨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9월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임상시험에서 피시험자에게 신경계 증상인 횡단척수염이 발병하자 조사를 위해 시험을 중단했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틀 뒤 FDA와의 정례 회의에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티븐 한 FDA 국장은 황당해했다고 NYT는 전했다. 투명성과 정보 공유는 제약회사와 규제 당국 간 관계에서 기본이다. 
 
특히 미 행정부의 거액 지원으로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FDA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초고속작전팀은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 3억 도스(한 회 접종분)의 선 구매 대금과 연구개발비, 대량생산 시설 구비 등 명목으로 12억 달러(1조3000억원)를 지원했다. 
 
이후 FDA는 백신 부작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 내 임상시험을 7주간 중단시켰다. 47일 만인 지난 10월 말 시험이 재개됐다. 이 때문에 백신 개발 일정이 대폭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제약회사가 성실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규제 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이 경우 긴급사용 허가를 검토할 때 정밀 조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용량을 줄여 투약했을 때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더 좋았던 이유를 여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FDA가 허가를 지연시킨 이유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NYT는 이달 초 기사에서 "영국과 다른 나라에서 백신이 사용될 수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허가가 늦어지는 현실적인 이유도 거론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95% 예방 효과를 나타낸 데 비해 아스트라제네카의 평균 효과는 70%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을 국민에게 맞으라고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FDA가 허가를 빨리 내줄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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