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확인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해외 입국객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80대 사후 확진자에게서 변이 바이러스 검출
나머지 가족 변이 여부 '촉각'…결과 따라 추가 전파 가능성
그러나 가족 중 1명은 지난달 8일 먼저 입국한 뒤 2주간 자가격리를 끝냈고 그로부터 한 달이 넘은 지난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양시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달 13일 자가용을 이용해 공항으로 가족 마중을 나갔고 이후 14~22일에도 외출 이력이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접촉자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과 26일 일산 병원과 미용실에 방문했고 이 때문에 4명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상태다.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확인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베트남 입국객 등이 지정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양시 측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영국에서도 같이 거주했는데 감염 경로가 같다면 나머지 가족에게서 역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같은 지역에서 들어왔다면 나머지 가족에게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며 “입국 날짜는 다르지만, 가족간 접촉이 있었다면 변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 전 외부 동선이 있는 감염자와 동선상 접촉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했다면, 전파력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현 상황에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동선에 따른 접촉자를 촘촘히 찾아 검사하고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추가로 퍼졌을 가능성도 언급한다. 김우주 교수는 “현재 확인된 5명 말고도 지역사회에 더 번져 있을 수 있다”며 “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9월 처음 출현해 12월에 런던 등으로 본격 확산했으니, 12월 런던 입국자 중 확진자는 변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 전장 유전체 분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영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 7명에 대해서만 전장 유전체 분석이 이뤄졌다.

29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유럽발 항공편 탑승객들이 절차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 교수는 특히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한 20대 여성에게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을 언급하면서 “영국에서 직접 오지 않고 경유한 사람이 꽤 되는데 전장 유전체 분석 샘플을 확대해 얼마큼 들어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염력이 50%만 빠르다고 해도 100명 나올 환자가 150명 나오는 것”이라며 “환자 수가 늘면 이에 비례해 중증 환자가 늘고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거리두기 단계도 세계 올려야 하고, 경각심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타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파력이 높다면, 절대 환자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치명률에 변화가 없더라도 사망자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수연·김민욱·최모란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