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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보호무역주의 바람 더 세진다…수출 경계령

중앙일보 2020.12.30 12:00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분업체계(GVC) 내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치가 확인됐다. 완제품에서 소재·부품 등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나라로 변하면서다. 하지만 GVC 참여도는 낮아졌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간재 공급망을 확보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국가별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활기 찾은 수출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458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수출 화물 운송 차량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2020.12.1   city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활기 찾은 수출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458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수출 화물 운송 차량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2020.12.1 city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30일 ‘우리나라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구조 변화가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 내 한국의 위치는 업스트림(upstream)으로 상향 이동했다. GVC에선 제품 설계와 원재료 및 부품을 공급하는 단계를 업스트림(upstream), 완제품 생산·유통·판매 단계를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정의한다.  
 
이런 변화는 과거 한국이 주로 완제품을 수출하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소재·부품 등 중간재 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통관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53.2%에서 2019년 63.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컴퓨터부품 등 정보기술(IT) 관련 수출 비중이 큰 폭 증가했고, 선박·석유제품 등의 비중은 하락했다.
 

GVC 변화 최근엔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은 GVC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2012년 이후 GVC 참여도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완제품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등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의존도가 커진 것도 최근의 변화다. 한국의 수출 중간재가 해외에서 가공돼 중국 내에서 소비 또는 투자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세안 지역에서도 중간재 공급자의 역할이 확대됐다.  
 
문제는 이러한 글로벌 분업체계의 변화가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금융위기 이후(2012~19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9%로 이전 기간(2001~11년) 10.4%와 비교해 매우 낮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증가율 둔화는 주요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입 수요 감소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면서도 “금융위기 이전까지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었던 GVC 변화가 최근엔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생산시설 해외 이전, 중국과의 사드(TT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 및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충격 등으로 인해 한국과 주요국 간 분업체계가 약화했고, 그 결과 수출증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각국의 중간재 공급망 확보 움직임,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발전 등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중요 품목에 대한 수출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GVC가 더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역내외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무역 장벽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주력 품목의 경쟁력 강화, 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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