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 다니엘’ 서체로 제작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배민 광고판. ‘바삭하고 따뜻한 배민이 왔어요(배민 농존 더이)’라는 의미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일찌감치 베트남 성공 확신…베팅액 두 배 이상 걸었다
베트남은 덥고 습한 기후 탓에 외식보다 배달을 선호해 음식배달 시장이 오프라인 위주로 발달한 시장이었다. 오토바이 보급률은 70%가 넘어 배달 및 운송업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기도 했다. 베트남 국민은 평균 연령 약 30세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IT 기반 서비스와 플랫폼 적응도 빨랐다.
배민은 여기서 온라인 배달 플랫폼의 잠재력을 엿봤다. 베트남에는 이미 그랩(Grab), 고젝(Go-Jek)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진출해 있었지만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자체 시장 조사 결과 베트남의 20~30대 여성의 배달 수요가 특히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배민의 B급 감성 마케팅은 적중했다. 진출 1년여 만에 업계 2위로 등극했다.
타깃 적중…에코백부터 세뱃돈 봉투까지 ‘B급 감성’ 통했다
뒤이어 올 초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등의 문구를 담은 세뱃돈 봉투가 하루 만에 완판되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BAEMIN’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라이더 배달 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우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의 문구를 새기면서 재미있고 친근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배민 굿즈에 적용한 ‘배민다니엘체(BM Daniel)’는 세계적인 서체 대회(Type Champions Award 2020)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디자인이 까다로운 베트남어의 알파벳과 성조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해 베트남어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에 녹여냈다”며 “서체만으로도 배민 브랜드의 강력한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민키친, 한식 레시피 개발…PB 밀키트 출시도
지난 4월 시작한 생활용품 배달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까지 호치민과 하노이 외에도 베트남 주요 대도시와 호치민 주변 위성도시까지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배민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 이후 1년 반이라는 단기간에 성장을 이룬 만큼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빠르게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