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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1% 매출 최악 찍었다…소상공인 ‘악몽의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2020.12.30 08:30
전국 소상공인들에게는 ‘악몽의 크리스마스’였다. 크리스마스가 낀 지난주(12월21~27일) 전국 소상공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반토막 아래로 줄었다.
 

3주 연속 올해 최저치 기록 경신
일부선 손배소송 등 단체행동 나서

30일 전국 66만 소상공인 사업장의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4에 그쳤다. 매출이 56%나 떨어졌다는 의미로, 전년 대비 매출은 올해 들어 최저치다. 12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올해 최저치 기록을 고쳐 쓰는 중이다.  
소상공인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소상공인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히 서울 지역의 타격이 심각하다. 서울 소상공인의 매출(0.39)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나 폭락하며 역시 3주 연속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매상이 지난해의 3분의 1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에서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등 방역강화 조치를 시행한 여파로 분석된다.
 
수도권인 경기(0.44)·인천(0.46)을 비롯해, 부산(0.42)·울산(0.44)·강원(0.44)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 소상공인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전국 지자체 중 확진자가 가장 적은 세종이 0.58로 매출 감소가 가장 작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지난 8일부터 발령됐지만 수치로 드러나는 충격은 이번이 훨씬 세다. 절대적인 수치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전주 대비 낙폭이 0.24포인트로 유례없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크리스마스 주간은 각종 모임과 행사로 1년 중 씀씀이가 가장 큰 시기다. 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경기가 평소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매출 감소 폭이 유례없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2주간 주요 업종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근 2주간 주요 업종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식당(식당업ㆍ주점업)의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 전년 대비 매출은 0.36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가 0.5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종 모임 예약이 취소되고,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ㆍ배달만 가능해지면서 식당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던 학원, 이미용업도 각각 0.35ㆍ0.45까지 추락했다. 대면접촉이 많아 운영에 제약이 많은 업종은 매출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노래연습장 0.03, 전자게임장 0.04, 목욕업 0.15, 실내체육시설 0.15 등이다.
 
소상공인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연말 대목으로 그간의 손실을 메우려던 계획이 무산돼서만이 아니다. 그간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를 봤고, 이미 여러 번 생존 위기를 넘긴 탓에 앞으로 버틸 체력도 소진되고 있어서다.  
 
일부는 단체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수도권 학원장들이 만든 단체인 ‘코로나 학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를 상대로 수도권 학원 집합금지에 따른 2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와 헬스클럽관장연합회는 삭발식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국PC방협회ㆍ대한노래연습장업협회 등도 궐기대회를 열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헬스클럽관장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다.(헬스클럽관장연합회 제공) 2020.12.16/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헬스클럽관장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다.(헬스클럽관장연합회 제공) 2020.12.16/뉴스1

소상공인연합회는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져 소상공인들은 사상 초유의 ‘블랙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정부가 다음 달 최대 300만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풀지만 소상공인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누적된 경영난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 데다, 일시적인 지원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 큰 걱정은 내년이다. 적자 자영업자 가구 비중이 내년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19.3~22.4%까지 늘어날 수 있다(한국은행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는 예상이 나오는 등 영세 자영업자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재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을 무한정 나눠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결국 코로나19를 억제하면서 내수 확대와 경기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한국의 백신 확보가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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