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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인데 못 웃는다, 윤석열·안철수에 국민의힘 속앓이

중앙일보 2020.12.30 05:00

“야당은 원래가 정부·여당 실수로 먹고사는 거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정부 실정 때문에 당 지지율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말에 이같이 대꾸했다고 한다. 당시 참석자였던 A씨는 29일 중앙일보 기자에게 “당 지지율에 비해 (이런 상승세를 타고)더 치고 나갈 인물이 없다는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괜히 분위기를 망칠까 봐 그만뒀다. 이후 상승 추세인 당 지지율에 대한 얘기를 한동안 했다”고 전했다.

 
전날(28일) 리얼미터 발표에서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2.2%포인트 오른 33.8%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29.3%(1.3%포인트↓)와는 오차범위 밖 격차였다. (YTN 의뢰로 21일~24일 18세 이상 2008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수치에 차이는 있지만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상승세(국민의힘 11월 둘째 주 18%→12월 셋째 주 21%)를 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 참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언택트 정책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언택트 정책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럼에도 국민의힘 속사정은 복잡하다. “야당 지지율은 원래 여권에 대한 반사 효과”라는 김 위원장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당내엔 “제1야당이 잘해서 지지율을 얻어야지 여권의 종속 변수가 되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추이를 보면 당 내부 요인에 의해 지지율 등락이 있는 게 아니라 윤 총장 징계 및 법원 결정, 집값 폭등, 코로나19 백신 논란 등 여권의 상황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국민의힘에게는 ‘탄핵당한 박근혜 정당’ ‘구태 정당’이란 잔영이 남아 있고, 수권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차기 대선후보와 서울시장 선거 후보와 관련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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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중 야권 선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전날 리얼미터 조사(오마이뉴스 의뢰)에서도 윤 총장은 23.9%로 1위,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8.2%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그밖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6.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0%), 추미애 법무부 장관(3.1%) 순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2.9%), 유승민 전 의원(2.8%)은 2%대 지지율에 머물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내년 서울시장 선거전에서도 야권 후보 중 선두는 국민의당 안 대표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22일 발표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안 대표는 17.4%로 1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 금태섭(민주당 탈당) 전 의원 등의 입당을 바라지만 이들은 “표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익명을 원한 당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당 내부에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깎아내리고 ‘외부 꿈틀이’를 찾아다녔다”며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청문회나 주요 법안 처리 국면에서 '민주당의 독주'라고만 할 뿐 한방거리도, 빈틈을 파고드는 날카로움도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당 일각에선 김도읍 의원의 법사위 간사직 사의 표명에 대해서도 “전략 부재인 당 지도부에 대한 항의 차원”이란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를 봐도 민주당이 잘해서라 아니라 당시 정부여당이 못해서 지지율 변화가 생겼다”며 “그나마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고 당이 혁신 시험대에 놓이니까 반사 이익이라도 흡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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