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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석사논문 표절 인정 "참담한 심정···모든 방송 하차"

중앙일보 2020.12.29 19:19
역사 강사 설민석이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유튜브 캡처]

역사 강사 설민석이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유튜브 캡처]

유명 역사 강사설민석씨가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다.
설씨는 29일 페이스북에 입장글을 올려 "저에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저는 책임을 통감하여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설씨는 현재 tvN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와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에 출연 중이다. 주말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두 프로그램은 각각 5~7%대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로 선전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디스패치는 설씨가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가 다른 논문을 표절했으며, 논문 표절 검사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결과 표절률이 52%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투스·메가스터디 등 유명 온라인 교육업체에서 한국사 강사로 활동한 그는 2012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SBS '영재 발굴단', tvN '어쩌다 어른' 등 활발한 방송 활동이 이어지고, 그가 쓴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삼국지』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는 지난 15일 이투스에서 은퇴를 선언하면서 19년간 활동한 인터넷 강의를 그만두겠다고 밝혀 방송이나 대중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진 tvN '어쩌다 어른' 방송 캡처]

[사진 tvN '어쩌다 어른' 방송 캡처]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무렵 위기가 닥쳤다.
20일 영국에서 이집트 고고학을 전공한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설씨가 출연한 '벌거벗은 세계사'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사실관계가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차라리 보지마라"고 비판한 것이다. 
곽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고 한 부분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등의 이름을 '단군'이라는 칭호와 연결한 점 등을 지적하면서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설씨는 22일 유튜브를 통해 "모든 잘못은 제작진이 아닌 저한테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23일에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배순탁씨가 설씨를 비판하고 나섰다. 설씨가 15일 올린 유튜브 영상( '노동요에 선덕여왕이 왜 나와')에서 "재즈가 초심을 잃어서 알앤비(R&B)가 탄생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 
배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무런 공부 없이 내뱉은 발언이 오늘 또 터졌다. (설씨는) 재즈,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리듬 앤 블루스, 초기 로큰롤에 대한 역사를 다룬 원서 한 권이라도 본 적 없을 게 분명하다"며 "만약 읽었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허위사실 유포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사진 설민석 유튜브 캡처]

[사진 설민석 유튜브 캡처]

설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지만 tvN은 26일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예정대로 방송했고, 시청률은 5.5%를 기록했다. 이전 회차와 비슷한 수준의 시청률이다.
 
하지만 결국 논문 표절에서 발목이 잡혔다. 이에 대해 CJ ENM 관계자는 "앞선 논란은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논문 표절은 교육자적 자질과 연관된 만큼 더 이어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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