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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백신 실수 잇따라…'5배 과다 투여'에 '상온 노출'까지

중앙일보 2020.12.29 18:37
27일(현지시간) 독일 콜로뉴 지역의 한 요양원에서 우선 접종대상으로 분류된 고령층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사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독일 콜로뉴 지역의 한 요양원에서 우선 접종대상으로 분류된 고령층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사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미국보다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독일에서 초기부터 여러 차례의 실수가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백신 투여 용량을 실수로 5배나 많이 넣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입원하는가 하면 초저온에 보관돼야 할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일도 잇따랐다.

 
2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전날 독일 슈트랄준트의 요양원 직원들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사의 백신을 접종했다. 그런데 이들 중 8명이 정량보다 5배 많은 양의 백신을 투여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38~54세의 여성 7명, 남성 1명이다.
 
이들 중 4명은 접종 이후 독감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다. 아직까지 큰 부작용이 확인되지는 않았고, 예방적 차원에서 입원했다고 한다. 슈트랄준트 지역 백신 접종 담당자는 "오류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지역 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초기 연구 결과를 미뤄 볼때 정량보다 많은 양을 투여해도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통 과정에서 '콜드 체인'에 문제가 생겨 975회분(약 487명분)을 계획대로 접종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27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리히텐펠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을 앞두고 운송 상자를 확인하던 중 내부 온도가 15도까지 올라간 사실을 확인해 해당 상자에 든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되지 않으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아우스부르크와 딜링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때문에 독일에서는 자칫 접종에 속도를 내려다 안전성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 접종과 생산 가속화…"안전성 주의 필요"

27일(현지시간) 독일의 한 요양원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신화통신=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독일의 한 요양원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신화통신=연합뉴스]

독일은 올해 연말까지 화이자 백신 130만회분, 내년 1분기까지 1100~1300만 회분의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백신 접종 목표와 별도로 백신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ZDF 방송에 출연해 자국 내 백신 생산량을 "대폭 늘리려 한다"고 밝혔다. 슈판 장관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헤센주 등에서 백신을 추가 생산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바이오엔테크가 내년 2~3월 독일에서 백신 추가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사가 독일 회사인 만큼 자국 설비를 활용해 생산량을 더 늘리려는 계획이다. 바이오엔테크는 스위스 기업으로부터 인수한 독일 부마르크의 백신 생산시설을 조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설은 1년에 7억5000만회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독일은 EU로부터 내년까지 3억회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초에 '국가 예방 전략'을 발표하며 대량 백신 접종을 위한 대대적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독일의 노력은 각종 사고로 빛이 바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논평했다. 통신은 "연말 130만회분 접종이라는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 있게 됐다"며 "빠르고 많은 접종 못지않게 안전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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