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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의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추천서신 공개

중앙일보 2020.12.29 14:41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은 민주주의자 김근태 선생 9주기(2011년 12월 30일 서거)를 맞이해 김대중이 1987년 6월 19일에 김근태-인재근(현재 민주당 국회의원) 부부를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후보로 추천한 서신을 최초로 공개했다. 김대중의 추천으로 김근태-인재근 부부는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1987년 6월 19일 가택연금 중에 있던 김대중이 로버트 케네디(케네디 대통령 동생) 인권상 관계자에게 보낸 김근태-인재근 부부 추천편지다. 김대중은 1971년 2월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케네디 대통령의 막냇동생)을 처음 만났고 그 이후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김대중의 민주화 활동을 적극 지지했다. 그런 인연으로 김대중은 2차 미국 망명을 하던 1983년에 에드워드 케네디의 형이었던 로버트 케네디(1968년 암살당함) 법무부 장관을 기리는 로버트 케네디 인권위원회 고문을 맡기도 했다.
 
김대중은 전두환 정권의 반인권적 행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당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큰 고초를 겪어 국제인권단체로부터 주목받고 있던 김근태와 그의 부인 인재근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에 추천하기로 했다. 당시 김대중은 1987년 4월 10일부터 가택연금를 당하고 있어서 외부로부터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 망명 시기 김대중이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에서 김대중의 활동을 보좌했던 최성일 박사가 김대중과 통화해 김근태-인재근 추천편지를 영문으로 작성해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김대중의 편지를 대신 보낸 최성일 박사는 김대중이 연금 중에 있어서 사인을 받을 수 없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이 사료의 의미를 네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가택연금 중인 김대중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이 편지를 보면 김대중이 가택연금 중에 있어 사인을 받지 못한 채 보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김대중은 당시 가택연금을 당해서 외부인사들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었다. 이 편지는 그 당시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던 김대중의 인권탄압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둘째로, 김근태의 투쟁을 국제사회에 크게 알린 김대중의 활동을 알 수 있다. 김대중은 김근태의 고난과 투쟁 활동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자로 추천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7년 11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시상식에 인재근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비자발급을 해주지 않았는데(김근태는 수감 중이어서 참석이 불가능), 그만큼 자신들의 인권탄압 행위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김대중은 군사독재 정권의 폭압적 성격과 이에 저항하는 한국 민주화 세력의 고난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김근태-인재근 부부를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에 추천한 것이다.
 
셋째로, 김근태-인재근 부부를 공동으로 추천했다는 점에서 남녀평등에 대한 김대중의 의지를 알 수 있다. 김대중-이희호 부부는 민주화 투쟁의 동지였다. 김대중은 김근태-인재근 부부가 함께 민주화 투쟁에 나서는 것을 보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근태뿐만 아니라 부인 인재근까지 함께 공동수상자로 추천한 것이다. 이는 남녀평등에 대한 김대중의 의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한 당시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김근태-인재근 부부가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미국 민주당은 카터 행정부의 인권외교에서 알 수 있듯이 인권을 대외관계의 중요 요소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198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중은 이와 같은 점을 파악해 한국의 민주화 세력과 미국의 자유주의 국제연대를 중요시하는 민주당과의 연대를 지향했다. 이것은 현재의 한미관계에도 중요한 함의를 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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