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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두 자릿수 올리자, 강남권 재건축 반사이익

중앙일보 2020.12.29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내년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4㎡짜리 기준으로 올해보다 1억3000만원가량 오른다. 토지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하는 기준인 표준지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게 분양가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가 오른 만큼 토지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커지겠지만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은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땅값·건축비 더해 분양가 계산
전용 84㎡ 기준 1억3000만원 올라
조합원 사업비 부담 6000만원 줄어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를 평균 10.37%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24일부터 소유자 열람과 의견청취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의 공시지가는 11.41% 올라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컸다.
 
주요 아파트 공시지가

주요 아파트 공시지가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부지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2450만원이다. 올해(2130만원)보다 15% 오른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부센트레빌의 내년 공시지가는 올해보다 15% 상승한  ㎡당 2410만원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많게는 3.3㎡당 400만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이런 단지에선 땅값과 건축비를 합친 금액으로 분양가를 계산한다. 표준지 공시지가를 토대로 한 감정평가 금액이 땅값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재건축 건축비는 정부가 6개월마다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 범위에서 정한다.
 
주요 아파트 예상 분양가와 주변 시세

주요 아파트 예상 분양가와 주변 시세

내년 예상 분양가를 모의로 계산해봤다. 건축비는 3.3㎡당 1000만원으로 추정했다. 반포자이와 대치동부센트레빌이 올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정한다면 3.3㎡당 4600만원이었다. 내년에는 3.3㎡당 4900만~5000만원으로 상승한다. 전용면적 59㎡짜리는 올해보다 1억원, 전용 84㎡짜리는 1억3000만원가량 분양가가 오른다.
 
서울 강남권에선 상한제를 적용한 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 가격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HUG 기준으로 계산한 분양가는 서울 서초구가 3.3㎡당 최고 4892만원, 강남구는 4750만원이다. 반면 상한제를 적용한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이상이 될 수 있다. HUG는 주변 단지의 과거 분양가를 바탕으로 신규 단지의 분양가를 규제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공시지가 상승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선 상한제를 적용한 분양가가 HUG의 규제 가격보다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규제에 발목을 잡힌 강남권 재건축 사업은 공시지가 급등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분양가가 오르면 재건축 조합의 사업비 부담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00만원가량 오르면 일반 분양 수입이 900억원가량 증가한다. 조합원의 사업비 부담은 한 명당 6000만원씩 줄어든다.
 
건축업계에선 선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를 정할 수 있는 후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실제로 반포3주구는 준공 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후분양을 선택하면 일반 분양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공사 기간 사업비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후분양을 하면 공사비를 먼저 투입하기 때문에 사업비가 늘어난다. 손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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