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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이미 사무실 셧다운...김대리는 연말 '강제 휴가' 중

중앙일보 2020.12.28 05:00
수도권 지역에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23일 서울역 내 푸드코트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적으로 특별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 밝혔다. 뉴시스

수도권 지역에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23일 서울역 내 푸드코트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적으로 특별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 밝혔다. 뉴시스

연말 장기 휴가에 돌입하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일부 회사는 크리스마스 전에 이미 종무식도 마쳤다. 안 그래도 연말 연차 소진을 독려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맞물리며 오피스 '셧다운'에 돌입한 기업이 적지 않다. 
 

[기업딥톡49] 직장인들 연말 '집콕' 고민

LG그룹 최장 10일까지 연차 소진 

LG그룹은 지난 25일부터 내년 초까지 미사용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개인별 연차 소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최장 10일까지 장기휴가를 낼 수 있다. 올해 연차가 소진된 경우에는 내년도 연차를 끌어다 쓸 수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일정이 없는 연말에 온전히 쉴 수 있도록 연말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더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운대해수욕장이 폐쇄된다. 사진 부산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운대해수욕장이 폐쇄된다. 사진 부산시

두산그룹도 지난 25일부터 1월 3일까지 임직원 연차 소진 기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미사용 연차를 사용해 연말 휴가를 낼 수 있다.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참여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재충전 기간을 갖자는 취지”라며 “연차가 많이 남은 경우에는 2주간 쉴 수도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 23일 종무식을 이미 해버렸다. 이후 1월 3일까지를 임직원 연차 소진 기간을 정하고 사무실 셧다운에 돌입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 24일 종무식을 한 뒤 25일부터 새해까지 전사 휴무에 돌입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전 직원이 10일간 쉰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해는 12월 27일 종무식 이후 전사 휴무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휴무 기간을 늘렸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동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에 연말 집콕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연말 '강제 휴가'가 마냥 반가운 건 아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에 연말 국내 여행조차 포기한 이들이 적지 않다. 해돋이를 보러 관광지 호텔 등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직장인도 많다. GS건설의 한 40대 과장급 직원은 “연말에 아이와 갈려고 강원도에 있는 스키장에 딸린 숙소를 한 달 전에 예약했으나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열흘 동안 아이와 집콕해야 한다니 벌써 두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식구들이 나뉘어 연휴를 나는 직장인도 있다. 10대 기업에서 일하는 한 팀장은 “아내와 아이 등 처가 식구와 강원도에 다녀오기로 했는데 집합금지 명령에 처가 식구만 보냈다”며 “1박 2일 동안은 온전한(?) 나만의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도별 연차휴가 사용일수와 소진율 조사표. 자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도별 연차휴가 사용일수와 소진율 조사표. 자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차 소진 '뉴노멀' 속도 낼 것 

연말 연차 소진 뉴노멀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과 삶의 조화(워라밸)를 중시하는 20~30대 직장인이 늘면서 연차 소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도 이를 증명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2019년 근로자 휴가 조사(기업 2000곳, 임직원 5000명 대상)에 따르면 지난해 연차휴가 사용 일수는 10.9일로 2018년(9.9일)보다 1일이 증가했다.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소진율도 늘었다. 지난해 연차휴가 소진율은 72.4%로 2018년(70.7%)보다 1.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사용 촉진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전체의 32.4%로 2018년(20%)보다 12.4%포인트 증가했다. 휴가사용 촉진제는 사용 기간 만료 6개월 전에 미사용 연차 사용을 임직원에게 기업이 요청하는 제도다. 임직원이 휴가 시기를 지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임의로 지정한다.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연차 소진율은 80.5%로 평균 소진율(7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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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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