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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안 나온다…저소득층이면서 학력 상위권 100명 중 3명뿐

중앙일보 2020.12.27 14:02
지난 5월 고교생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한 고교에서 학생이 예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고교생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한 고교에서 학생이 예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소득층이면서도 학력 상위권인 학생이 고교생 100명 중 3명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이 그만큼 쉽지 않아 '개천에서 용 나오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기초자치구별 학업탄력성 양상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학업탄력성을 지닌 학생 비율은 2016년 기준으로 전체 학생 중 3.53%에 불과했다. 학업탄력성 학생이란 가구 월평균 소득이 하위 25%이면서도 학업 성취도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을 뜻한다.
 
고1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2010년에는 학업탄력성 학생이 1.92%였지만 2014년엔 3.75%로 높아졌다가 2016년에 다시 3.53%로 낮아졌다. 저소득층 학생 중에서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은 2016년 기준으로 12.21%였다.
 
학업탄력성은 과목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영어의 비율이 3.69%로 가장 낮고 수학(4.24%), 국어(4.94%) 순으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영어는 조기유학, 영어유치원 등 사교육 격차가 사회경제적 배경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다른 교과보다 학업탄력성 집단으로 진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울 시내 지역에 따라서도 학업탄력성의 차이가 있었다. 양천·송파·동대문·종로구는 저소득층 학생 대비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이 20%가 넘었다. 이 지역 저소득층(하위 25%) 학생 10명 중 2명은 학력 상위 25%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반면 서초·동작·광진·강북·은평구 등은 저소득층이 상위에 오르는 비율이 10% 미만으로 낮았다.
 
안영은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은 "학업탄력성이 높은 지역은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은 오히려 낮고 사교육 참여 비율이 높았다"며 "'개천의 용'이 방과후학교보다는 사교육 등 다른 학습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위원은 "공교육 체제 내에서도 학생들이 학업탄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양질의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저소득층 학생의 학습 부진에 집중했으나, 저소득층의 상위권 진입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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