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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1만명 떼창 불렀다...후베이성 '공포의 공연'

중앙일보 2020.12.27 10:35
인기 가수 장사오한이 후베이성 이창시에 새로 문을 연 가게 홍보를 위해 노래를 부르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중국 당국의 코로나 방역 노력을 무색하게 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인기 가수 장사오한이 후베이성 이창시에 새로 문을 연 가게 홍보를 위해 노래를 부르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중국 당국의 코로나 방역 노력을 무색하게 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베이징과 다롄(大連) 등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발생하며 비상이 걸린 중국에서 최근 인기 가수 출연에 코로나 방역은 까맣게 잊은 듯 인산인해의 관중이 몰려 중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코로나 시작 알린 후베이성 이창
가게 홍보 위해 인기 가수 초청
극심한 교통 체증에 인파 몰려
방역은 잊은 듯 떼창하며 열광
놀란 주최측 행사 중단에 야유

상황이 벌어진 건 지난 19일 토요일 밤으로, 올초 세계적인 코로나 유행의 서막을 연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시에서였다. 이창시 번화가에 새로 문을 여는 한 상점이 가게 홍보를 위해 대만 출신 가수 장사오한(張韶涵)을 초청했다.

인기 가수 장사오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중국 후베이성 이창 시민들. 인산인해를 이뤄 코로나는 까맣게 잊은 듯 하다. [중국 텅쉰망 캡처]

인기 가수 장사오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중국 후베이성 이창 시민들. 인산인해를 이뤄 코로나는 까맣게 잊은 듯 하다. [중국 텅쉰망 캡처]

배우이자 가수이기도 한 장사오한은 한국의 ‘나는 가수다’를 모방한 후난(湖南) 위성TV의 프로그램인 ‘가수 2018’에 참가해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걸어 다니는 CD’로 불릴 정도다.


이창시 상점은 오픈 행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장사오한을 초청했고, 이벤트 이틀 전 장사오한이 19일 밤 7시 상점 앞에서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선전했다. 관람료는 따로 없다며 상점 앞에 관객을 위한 작은 구역을 준비했다.

지난 19일 밤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선 인기 가수 출연에 엄중한 코로나 상황은 까맣게 잊은 듯 수많은 인파가 몰려 중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지난 19일 밤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선 인기 가수 출연에 엄중한 코로나 상황은 까맣게 잊은 듯 수많은 인파가 몰려 중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한데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상점으로 통하는 청둥(城東)대로와 중난(中南)로 등이 꽉 막혀 차량이 한 치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장사오한이 7시 무대에 올랐을 때 상점 앞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이 히트곡인 ‘지광(極光)’ 등을 부르자 만 여명이 넘는 인파가 함께 떼창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처럼 열기가 한창 고조되고 있는 순간 행사 관계자가 갑자기 무대에 올라 이벤트 종료를 선언했다.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의 주요 도로가 인기 가수 장사오한을 보러 가는 차량으로 꽉 막혀 있다. [중국 초천도시보망 캡처]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의 주요 도로가 인기 가수 장사오한을 보러 가는 차량으로 꽉 막혀 있다. [중국 초천도시보망 캡처]

극심한 교통 체증이 야기되고 있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장사오한은 당초 세 곡을 부를 예정이었으나 행사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이창 시민 사이에선 아쉬워하는 한숨과 야유가 함께 쏟아졌다.


장사오한의 공연은 불과 10분 정도였는데 이로 인한 교통 체증이 풀리기 시작한 건 밤 9시가 지나서였다고 한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코로나 상황이 아직 엄중한 데 행사 주최 측이 이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의 한 상점 오픈식에 인기 가수 장사오한이 출연하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 상황과 안전 사고를 우려해 행사는 10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중국 텅쉰망 캡처]

지난 19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의 한 상점 오픈식에 인기 가수 장사오한이 출연하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 상황과 안전 사고를 우려해 행사는 10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중국 텅쉰망 캡처]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겨울철을 맞아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벌어진 이 같은 공연 해프닝은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마저 안긴다. 코로나가 중국에서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잠재적인 위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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