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패배…본인 말대로 산산조각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01214
25일 법무부 관계자는 “오늘 법무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그동안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마다 페이스북에 개인 입장을 밝혀왔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사표를 제출하며 적은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추미애 장관이 완벽히 패배했다”며 “본인이 쓴 글대로 산산조각이 났다”는 평이 나온다. 전날 법원은 징계위 구성이 절차적으로 위법했으며, 징계 이유도 다시 다퉈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를 두고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실체적 진실을 따져보기도 전에 형식부터 하자가 있었다는 것인데 이러면 본안 사건으로 가더라도 법무부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며 “완전히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검찰 인사도 손대기 어렵게 돼
내년 1월에 있을 검찰 인사도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 내에선 추 장관이 징계 과정에서 대립한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킬 거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사표를 제출한 추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곧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비롯해 검찰개혁의 매듭을 지어 달라는 말로 해석됐다.
대표적으로 윤 총장 직무배제 철회를 요구한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과 원전 수사를 총괄하는 이두봉 대전지검장, 정진웅 검사를 독직폭행으로 기소한 조상철 서울고검장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젠 검찰 인사에 추 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어렵게 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하게 만들었으니, 추 장관은 사표가 아니라 사실상 경질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환관 몇 명이 나라를 뒤집어" 지탄받는 '추 라인'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이용구 법무차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서 당시 심재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변인이 첫 출근하는 추미애 후보자를 안내하는 모습.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25/fe8a3ed5-b7ed-4d9f-872c-c47d0453de44.jpg)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9일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서 당시 심재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변인이 첫 출근하는 추미애 후보자를 안내하는 모습. [뉴스1]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도 거론이 됐던 이용구 차관은 특히 치명상을 입었다. 한 검사는 “이 차관은 윤석열 몰아내기용 카드로 발탁한 것인데 그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니 개각과 함께 물러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차관은 임명 이후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대검찰청 내에서 윤 총장을 압박하던 간부들도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동수 감찰부장은 윤 총장의 ‘감찰 방해’를 주장하며 감찰 업무 관련 얘기를 페이스북에 공개해 논란이 됐다. 박은정 감찰관의 남편으로 윤 총장 감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근 형사부장, KBS의 ‘채널A 사건 한동훈 녹취록’ 오보 취재원 의혹을 받으며 윤 총장 징계위에 참여한 신성식 강력부장 등도 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