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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오픈" 성탄 이틀전 날아온 양양 클럽 문자

중앙일보 2020.12.24 16:11
독자 A씨가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준비한 사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독자 제공

독자 A씨가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준비한 사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독자 제공

 
직장인 김모(30·경기 성남시)씨는 오는 25일 성탄절 연휴를 맞아 친구 3명과 집에서 홈파티를 연다. 친구들은 다 같이 맞춰 입을 잠옷도 최근 장만했다고 한다. 김씨는 24일 “재택근무를 한 달 넘게 하고 있는데 크리스마스까지 쓸쓸하고 답답하게 보내기는 싫다”며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를 훌훌 털어버리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4명은 괜찮죠?”…호캉스·홈파티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대구 달서구 선사유적공원 진입로에 산타 모자와 '참을 인(忍)' 마스크가 씌워진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이 잠들어 있다. 뉴스1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대구 달서구 선사유적공원 진입로에 산타 모자와 '참을 인(忍)' 마스크가 씌워진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이 잠들어 있다. 뉴스1

 
이날부터 전국 식당에서 5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는 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기세를 꺾기 위한 연말연시 특별 방역대책이 시행된다. 수도권에서는 5명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도 하루 전부터 금지하고 있지만, 연말 분위기를 내려는 사람이 많다. “5명 이하로 만나는 것은 괜찮지 않으냐”는 것이다.
 
성탄절 전날인 이날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크리스마스’ ‘호캉스(호텔 바캉스)’ ‘홈파티’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4명이 성탄절 파티를 준비하거나 교외로 여행을 떠난 사진이 다수 나온다. 한 20대 여성은 친구 세 명과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가 적힌 풍선을 벽에 붙이고 홈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성탄절 홈파티를 계획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A씨(여)는 “오늘도 회사에서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며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타인과 접촉을 피할 수 없는데 약속을 안 만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SNS에서 '솔탈' 계획중  

24일 경기도 한 지역의 친목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들. 사진 페이스북 캡처

24일 경기도 한 지역의 친목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성탄절 연휴 때 즉석만남 상대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날 대학생 전용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크리스마스에 혼자인 사람. ‘솔탈(솔로 탈출)’ 하자” “크리스마스 약속 없으면 우리 집에서 영화 보자” 등과 같은 글이 속출했다. 경기도 안산 등 지역 친목 기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연휴 때 외롭다. 술친구 구한다” “크리스마스 때 1박 2일로 여행을 가려고 한다. 현재 2명이 모였고 같이 갈 2명을 추가로 더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톡에는 ‘크리스마스 데이트’ ‘크리스마스 혼자 보내? 같이 보내!’ 등과 같은 제목의 오픈 채팅방이 여럿 개설돼있다. 이날 ‘크리스마스에 술 한잔?’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접속했더니 “우리 방 잡고 술 먹자”는 대화가 쏟아졌다. 
 
클럽 MD 추정 남성이 보낸 양양 클럽 오픈 메시지. 연합뉴스

클럽 MD 추정 남성이 보낸 양양 클럽 오픈 메시지. 연합뉴스

양양의 한 클럽은 '전국 유일 오픈' 광고   

강원도 양양군 등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낮은 지역에서는 대규모 파티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23일 클럽 MD(영업직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24일부터 사흘간 양양에서 클럽을 연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보냈다고 한다. “양양에서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클럽 오픈해! 여긴 1.5단계 지역이라 전혀 문제 될 거 없으니까 맘 편히 놀러 와”라면서다. 
 
이처럼 양양, 강원도 속초 등 일부 시·군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인 탓에 이를 악용해 유흥을 즐기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숙박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하면 해당 지역의 호텔·모텔·펜션에선 최대 8인 이상의 파티룸을 빌릴 수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파티를 열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맞는 성탄절을 자중하면서 보내자는 목소리도 있다. 취업준비생 지모(여·27)씨는 “남자친구와 성탄절을 보내고 싶지만 고생하는 의료진 등을 생각해 이번만은 참기로 했다”며 “집에서 가족과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은 ‘4명까지 모이면 안전하다, 괜찮다’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올해 성탄절 연휴는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머물러 줄 것을 요청한다”며 “국민 한분 한분의 거리 두기 실천이 성탄절을 가장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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