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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수미 캠프 인사, 이상호 청탁으로 성남시청 채용”

중앙일보 2020.12.24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은수미 성남시장. 뉴시스

은수미 성남시장. 뉴시스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은수미 경기도 성남시장의 2018년 지방선거 캠프 출신 인사 가운데 일부가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구을 지역위원장의 청탁으로 성남시청에 채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은 시장 전 비서관, 권익위에 신고
은수미 “있을 수 없다, 사실과 달라”

 

“‘미키’ 추천으로 성남시청 채용”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연합뉴스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연합뉴스

 
이모 전 성남시청 비서관은 23일 "국민권익위에 지난달 25일 성남시의 부정 채용과 관련 이상호 전 위원장의 청탁으로 채용된 내용을 포함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이 권익위에 제출한 ‘성남시 채용 비리 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2월 성남시청 임기제공무원으로 입사한 A씨는 이 전 위원장 추천을 받아 내정됐다고 적혀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은 시장이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부산 대표를 맡아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라임 사태’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은수미 시장의 구글 캘린더. 2018년 10·12월과 2019년 1월 A씨와 은 시장이 만났다는 내용이 있다. 사진 이 전 비서관

은수미 시장의 구글 캘린더. 2018년 10·12월과 2019년 1월 A씨와 은 시장이 만났다는 내용이 있다. 사진 이 전 비서관

 
임기제공무원의 경우 경쟁을 거쳐 입사해야 하지만 A씨는 채용 절차가 진행될 때도 은 시장을 따로 만났다는 게 이 전 비서관 주장이다. A씨가 지원한 공고는 2018년 12월 28일 났다. 신고서에 포함된 은 시장의 당시 일정표에는 공고가 난 지 5일 만인 2019년 1월 2일 은 시장과 A씨가 만났다고 돼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은 시장과 A씨는 공고가 나기 이전과 채용 절차 중에서도 수차례 만났다. 이 전 위원장과 연결고리가 없었다면 이런 만남이 없었을 것”이라며 “공정한 채용이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A씨는 관련 분야에 경험이 있는 등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채용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시 비서관 “‘미키’ 덕분에 왔잖아” 

 
이 전 비서관과 B씨가 나눈 대화 녹취록
이 전 비서관: 넌 든든한 빽 있잖아.
B씨: 야 미키님이 무슨 이런 조무래기 일에 신경 쓰시겠냐. 저번에 한번 내가 (미키) 만나서 보고드렸지. 덕분에 온 거니까. 그분 아니었으면 내가 여기(성남시청)에 연결도 안됐겠지.
 
B씨: 라인이긴 하지. 당연히 라인이지.


이 전 비서관: 그분이 추천한거로 알고 있는데.
B씨: 처음엔 그랬지 당연히.
 
이 전 비서관: 난 비서실 추천을 그분이 한 줄 알았어.
B씨: 다 그분이 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 국장도 그렇고 조직 다 자기가 했으니까.
이 전 비서관은 시장에게 임면 권한이 있는 별정직 공무원 채용에도 이 전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2018년 7월 8일 성남시청 비서관 B씨는 “‘미키’가 이런 일에 신경 쓰시겠냐. 그분은 전국구다. 진짜 바쁘다”라며 “저번에 한 번 만나서 (성남시청 상황) 보고를 했다. 미키 덕분에 온 거니까. 그분 아니었으면 (내가) 여기 연결도 안 됐겠지”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이 “비서실 추천은 그분(미키)인 줄 알았다”고 하자, B씨는 “(미키) 라인이지. 처음엔 그랬지 당연히”라고 답했다. 
 
대화 속 ‘미키’라는 인물이 이 전 위원장을 지칭한다는 게 이 전 비서관 주장이다. 이 전 비서관은 “은 시장은 본인이 선택해 뽑은 인원이 아니라 청탁받아 뽑은 B씨 등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며 “은 시장이 직원들에게 수시로 ‘저들 중에 내가 뽑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도대체 미키가 추천한 사람들은 왜 이 모양이냐’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B씨는 은 시장 선거캠프 출신으로 별정직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 A씨와 B씨 모두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이 전 위원장의 채용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은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비서관은 동료 폭행 등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켜 사직한 사람이다. (이 전 비서관 주장대로) 타인에게 인사권을 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선거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원봉사하거나 저를 지지했던 분 중 적법한 채용절차를 거쳐 성남시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분들에 대한 오해가 해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혹여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현재 시 차원에서 필요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제도적 보완도 더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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