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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뒤 죽는데, 결혼 도와주세요" 딱 걸린 그녀의 거짓말

중앙일보 2020.12.24 01:58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저는 암이 뇌와 뼈 등 온몸에 퍼져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요. 아버지도 말기암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그가 죽기 전 제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하게 해주고 싶어요."

 
눈물나는 사연으로 말기 암 환자 행세를 하며 기부금을 모았던 영국의 20대 여성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암환자 행세…축의·기부금 1260만원 챙겨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스탠던(29·여)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언론과 SNS 등에 도움을 호소해 8500파운드(약 1260만원)를 기부받았다.
 
그녀는 페이스북 등에 "온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있고 고통스럽다"며 "아버지 데렉(57)도 역시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병색이 짙은 얼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이 안타까운 사연은 널리 알려졌다.
 
스탠던의 친구들은 그가 남자친구 제임스(52)와 결혼할 수 있게 도와주자며 기부금 모금 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말기 암 환자라곤 믿기 어려운 '발랄한' 모습을 친구들이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여름 스탠던의 결혼식 당일. 그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 하객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심지어 하루 전 사망한 아버지가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남겨, 하객들의 울음바다가 펼쳐진 상황에서도 웃음을 지은 것이다.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 스탠던은 하객들의 축의금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터키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각 나라의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편과 유럽 각국을 여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친구들이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추궁하자 스탠던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친구들은 그녀를 경찰에 신고했다.
 
스탠던의 대학 친구로 525파운드(약 78만원)를 기부한 체릴 애스턴(33)은 "오스카상을 탈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연기였다"며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말에 모두 형편이 넉하지는 않았지만 돈을 모았다.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영국 법원은 스탠던의 행각에 대해 "지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철저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현재 법원은 스탠던의 구속은 확실시 되지만, 그 기간을 얼마로 할지 논의중이다. 또 판결엔 그가 챙긴 기부금 중 약 2000파운드를 돌려주라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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