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고속도로도 28% 내려
민자도로 공공성 높이는 취지
빚 30조, 이자 연 1조인 도공 또…

민자고속도로 통행요금 인하
정부는 2018년부터 민자도로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통행료를 재정고속도로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제1순환(옛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 구간과 서울춘천 노선, 수원광명노선, 구리포천노선, 천안논산 노선의 통행료가 큰 폭으로 인하됐다.
민자도로의 요금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사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민간사업자의 운영기간을 더 늘려주는 대신 요금을 인하토록 하는 것이다. 이번에 또 통행료를 내린 서울춘천 노선이 대표적이다. 당초 30년이던 운영기간을 더 연장해줬다.
둘째는 사업재구조화다. 새로 유치한 민간투자자가 통행료 인하에 따른 차액을 운영권 종료 때까지 기존 사업자에게 지원하고, 이후 운영권을 넘겨받아 20년 동안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해 천안논산 노선의 요금 인하 때는 민간투자자가 아닌 도공이 나서야만 했다. 1조 5000억원 가까운 선투자가 필요한데 이후 20년간 운영해서는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 민간투자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구부산 노선에 도공이 선투자해야 하는 돈은 2조 4000억원, 투자금회수에 필요한 시간도 무려 34년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도공의 부채는 30조원을 넘어섰다. 비금융권 공기업 가운데 부채 규모로 5위 안에 들 정도다. 이 때문에 매년 이자만 1조원가량 되며, 연간 4조원 정도의 통행료 수입으로는 이자와 유지보수, 건설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계속 빚을 얻고 있다.
하헌구 인하대 교수는 “막대한 부채를 진 도공에 또다시 큰 부담을 안기면서까지 무리하게 민자도로의 통행료 인하를 추진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