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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성 비극…영하 14도에 비닐하우스서 자다 숨졌다

중앙일보 2020.12.23 20:36
비닐하우스(※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비닐하우스(※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경기 포천시에서 30대 여성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찰과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포천시 일동면의 농장 비닐하우스 내에서 캄보디아 국적 여성 이주노동자 A씨(30)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이 농장에서 일을 해왔고 오는 1월 14일이 여권 만기여서 캄보디아에 갈 예정이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A씨는 사용하던 비닐하우스엔 1월 10일자 캄보디아 프놈펜행 항공권 예약증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성실 근로자였던 A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이 농장에 재취업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A씨는 숨진 날 일동면 일대는 영하 14도에 육박하는 강추위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A씨는 지난 20일 휴가를 다녀온 인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관계자는 “무더운 나라에서 온 노동자가 엄청난 한파 속에 목숨을 잃었다. A씨와 함께 일한 동료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농장 숙소는 정전 상태였고 난방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사로 추정된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면서 “아울러 불법 가건물 숙소를 정비하고 철거하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숙소로 쓰는 비닐하우스 내부 방은 가건물이기 때문에 겨울철 난방 불량 문제가 잦고 여름엔 수해에 노출된다. 특히 화재 피해에 취약하다.  
 
현행법상 비닐하우스는 기숙사로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나 이 비닐하우스에는 A씨 외 4명이 더 생활하고 있었다. 4명은 지난 18일과 19일 강추위를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외부에 있었고 A씨 혼자 주말 내내 숙소에 머물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농장주의 관리 소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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