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나운서 편파보도' 성명에…KBS “시간 초과될까봐 생략“

중앙일보 2020.12.23 18:49
[사진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사진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라디오 아나운서가 집권 여당에 불리한 내용을 자의적으로 축소 방송했다는 KBS노동조합(제1노조) 성명서 발표에 대해 KBS는 “KBS의 신뢰도를 훼손하려는 내·외의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23일 KBS는 입장문을 내고 “당일(12월 19일) KBS라디오 2시 뉴스는 총 방송시간 5분으로 날씨를 포함해 9개의 단신 뉴스가 편집됐다”며 “1.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 2. 야당, ‘이용구 법무차관…’, 3. 야당, ‘변창흠 후보자…’, 4. 야당, ‘권덕철 후보자…’, 5. 전 유엔 인권위원장, ‘대북전단금지법…’, 6. 유엔 ESCAP 보고서 ‘북한…’, 7. 코로나19신규확진 1053명…, 8. 정총리, ‘이번 주말이 거리두기…’, 9. 날씨 뉴스 순서였다”고 설명했다.  
 
KBS는 “담당 아나운서는 당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엄중한 상황에서 편집된 순서대로 뉴스의 문장 전부를 낭독할 경우 큐시트의 예상방송 시간(6분 42초)이 실제 방송시간 5분을 초과해 7, 8번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방송되지 못한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앞서 배치된 뉴스의 문장 일부를 수정 또는 생략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정 또는 생략된 뉴스에는 야당 관련 뉴스 외에도 ‘유엔 ESCAP 보고서’, ‘코로나19신규확진’도 포함됐다”며 “결과적으로 후반부에 배치된 코로나19 관련 뉴스인 ‘정총리, ’이번 주말이 거리두기‘까지 방송됐다”고 덧붙였다.  
 
KBS는 “라디오 뉴스는 마지막에 고정적으로 날씨 기사가 방송될 수 있도록 편집자와 협의 없이 아나운서가 방송 중에 문장 일부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을 수밖에 없다”며 “KBS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미 내부적으로 자체 심의평정위원회 등 사내 절차와 사규에 따라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KBS는 “KBS의 직원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뉴스 일부 문장을 생략한 것처럼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라디오뉴스의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사진 KBS노동조합 제공]

[사진 KBS노동조합 제공]

 
앞서 KBS노동조합은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A 아나운서가 지난 19일 KBS 1라디오 오후 2시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전하면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한 내용은 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은 “기사 원고에 ‘야당(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정차 중 택시 버스기사를 폭행한 사건 중에서 합의됐음에도 내사 종결 않고 송치한 사례가 있다면 이용구 엄호사건은 명백한 봐주기 수사다라고 주장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었으나, A 아나운서는 이를 읽지 않았다”며 “A 아나운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김웅 의원의 ‘주장’을 ‘힐난하고’라고 자의적으로 수정한 뒤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힐난하다’는 ‘트집을 잡아 거북할 만큼 따지고 듬’이란 표현인데, 해당 아나운서는 이를 통해 야당 국회의원의 공식 문제제기를 트집 잡고 쓸데없이 따지고 든다는 뉘앙스로 기사를 왜곡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진 KBS노동조합 제공]

[사진 KBS노동조합 제공]

 
KBS노동조합은 “A 아나운서는 이용구 법무차관의 또 다른 기사에서 기사 내용 중 주요 부분을 아예 자의적으로 삭제하고 방송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A 아나운서가 청문회 대상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 국회의원의 주장 역시 삭제하고 방송했다고 전했다.  
 
KBS노동조합은 “삭제한 원고는 여당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큰 내용”이라며 “이는 공영방송 방송종사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또 “양승동 사장과 김영헌 감사는 즉각 감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 앞에 낱낱이 공개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이번 성명을 발표한 KBS노동조합은 1노조 불리며, 3노조인KBS공영노조와 함께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2노조로, 진보 성향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