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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5인 모임 집합금지인데 '9인 쪼개기 집회'는 가능

중앙일보 2020.12.23 17:53
민주노총 관계자가 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태일 3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관계자가 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태일 3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23일부터 실내외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를 내렸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되지 않은 집회·시위 개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는 23일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사적 모임'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집회·시위 인원은 기존 '10명 미만'으로 유지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10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했으나 민주노총 등 일부 단체는 10인 미만 소규모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제한되는 사적 모임은 '동일 장소에서 친목 형성 등 사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동일한 시간대에 모이는 모든 집합 활동'에 해당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지역사회 감염 주원인인 사적 모임을 억제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집회의 경우 사적 모임으로 구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방 차원에서 동일기준 적용 필요"

최근에도 법원, 경찰청, 국회,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꾸준히 9인 집회가 열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시 내 집회 신고는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건 많게는 수백건이 접수된다. 신고 절차가 불필요한 기자회견까지 집계하면 더 많다.
 
경찰은 집회 인원 제한 등 방역 기준을 지자체가 정하기 때문에 기존 지침을 따를 뿐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행정명령권이 지자체에 있어 경찰이 인원을 제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중대본에서 취지를 말하기를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 모임에만 '5인 이상 금지' 제한이 적용되고, 경찰로서는 헌법상 집회·시위 개최를 보장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집회 억제보다는 예방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5인 이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집회 후 참가자들이 따로 모임을 가질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 후 참가자들이 모임을 갖게 되면 이는 사적 모임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뒤풀이를 진행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처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에서는 종교단체 모임도 제외된다. 서울시는 비대면 행사를 위한 영상 제작 인력을 포함해 20인 이내에서 종교 모임이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개신교뿐 아니라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모든 종교단체에 적용된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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