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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소독기의 배신…88%가 살균 효과 없거나 인체 유해

중앙일보 2020.12.23 12: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스크나 휴대전화 등 생활용품을 소독할 수 있는 자외선 살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23일 시중에 유통ㆍ판매 중인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88%인 22개 제품이 살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보호장치 미설치 등으로 인해 오히려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살균 효과 없고, 안전기준 5배 초과한 제품도 

한국소비자원이 23일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기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3개 제품은 살균 기능이 있는 UV-C 파장이 방출되지 않았고, 1개 제품은 안전 기준(0.1ppm 이하)의 5배가 넘는 오존이 발생했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이 23일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기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3개 제품은 살균 기능이 있는 UV-C 파장이 방출되지 않았고, 1개 제품은 안전 기준(0.1ppm 이하)의 5배가 넘는 오존이 발생했다. 자료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3개 제품(9%)은 자외선 살균 파장인 UV-C가 방출되지 않았다. 이 중 1개 제품은 UV-C 파장이 방출된다고 광고했지만, UV-A만 방출됐고, 2개 제품은 살균ㆍ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UV-A만 방출되는데도 각종 세균 살균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 중 1개 제품에선 안전 기준(0.1ppm 이하)의 5배를 초과하는 오존이 발생했다. UV-C 램프는 공기 중 산소 분자를 분해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한 오존을 발생시킬 수 있다. 오존을 흡입할 경우 후두 점막이나 기관지, 폐 세포 등의 손상을 유발해 호흡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과다 노출 시엔 기침ㆍ메스꺼움ㆍ두통 등이 생기거나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64% 일시 노출에도 위험한데…안전 사각지대  

유형별 UV살균제품 보호장치 사례. 자료 한국소비자원

유형별 UV살균제품 보호장치 사례. 자료 한국소비자원

25개 제품 중 21개 제품은 높은 선량의 자외선이 방출되는데도 보호장치(자폐, 전원차단 등)나 경고표시 등이 없었다.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홍반ㆍ피부암 등)와 눈(광각막염ㆍ결막염ㆍ 백내장 등)의 손상 위험도를 측정하는 광 생물학적 위험성 평가에 따르면, 5개(20%) 제품은 위험그룹 2(노출을 회피하면 위험하지 않음), 16개(64%) 제품은 위험그룹 3(일시적 노출에도 위험)으로 분류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자외선이 방출되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대상으로 광 생물학적 위험성을 평가하고 위험 그룹에 따라 보호장치 설치 및 경고ㆍ주의 문구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UL 인증). 그러나 한국은 전기 소독기를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으로 관리하고는 있지만, 직류전원 42V 이하 제품은 제외하고 있어 대부분의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원에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의 안전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자외선 살균제품을 구매할 때 전원차단ㆍ차폐 등 보호 장치가 있는 제품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자외선 광원이 외부로 노출된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장갑ㆍ보안경 등을 착용하고,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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