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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 처음으로 보물 된다…서울대 규장각 소장본 등 총 6건

중앙일보 2020.12.23 10:59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삼국사기·삼국유사와 조선왕조실록 사이, 문화재 지정에서 빠져있던 역사서 고려사가 처음으로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3일 현존 ‘고려사’ 판본 중 가장 오래된 을해자 금속활자본(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본)과 목판 완질본(完帙本) 등 총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대와 조선사 관련 중요 문헌들이 모두 국보·보물로 지정된 상황에서 고려시대 관련 가장 중요한 역사서인 ’고려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역사·학술·서지적 가치를 검토한 결과다.
 
‘고려사’는 당대인 고려 시대에는 정식으로 편찬된 적이 없다. 고려 말 문신 이제현과 안축 등이 편찬을 시도했으나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조선 건국 후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정도전, 정총 등이 편찬한 『고려국사』는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이  『고려국사』는 옛 왕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을 목적으로 처음 간행을 시작한 터라 조선 유학자의 시각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 대에 이르러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는 ‘직서주의’가 자리잡으면서 『고려국사』의 오류를 바로 잡는 노력이 시작됐다. 1449년(세종 31)에 편찬하기 시작, 1451년(문종 1)에 완성되고 1454년(단종 2)에 널리 반포된 게 현전하는 『고려사』의 출발이다. 현재 전해지는 건 1482년(성종 13)에 을해자로 간행한 판본이 최고이고 613년(광해군 5)에 을해자본을 번각(飜刻, 뒤집어 다시 새김)해 새긴 목판본의 초간본과 1613년에 을해자본을 번각한 목판본의 후쇄본(17~18세기 추정) 등이 전한다. 을해자는 1455년(세조 1) 주조된 금속활자다.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을해자(금속활자)본의 표지.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을해자(금속활자)본의 표지.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을해자(금속활자)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을해자(금속활자)본. [사진 문화재청]

 
이번에 보물 예고된 ‘고려사’는 각각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을해자본 2건, 목판본 2건)과 연세대 도서관(목판본 1건), 동아대 석당박물관(목판본 1건,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04호) 소장본이다. 문화재청은 “규장각 소장 2종의 을해자본은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현존 고려사 중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며, 2종의 목판본은 각각 태백산사고와 오대산사고에 보관되었던 것으로, 모두 을해자 번각 목판 초간본이자 완질”이라고 밝혔다. 동아대 소장본과 연세대 소장본은 번각 목판본의 후쇄본이지만 완질이고, 조선 후기 민간에 ‘고려사’가 유통되어 열람·활용된 양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목판 완질본 기준으론 총 139권으로 세가(世家) 46권, 열전(列傳) 50권, 지(志) 39권, 연표 2권, 목록 2권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연세대 도서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연세대 도서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2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사' 중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소장한 목판본. [사진 문화재청]

황정연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고려사'를 가리켜 “고려를 극복하려 한 조선이 원 사료를 바탕으로 그 자체의 역사를 전달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고려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지정은 특정 유물에 대해 이뤄지다보니 가치 평가가 다소 늦어졌지만 이로써 우리나라 주요 역사서가 모두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화재청은 6건의 ‘고려사’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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