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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 되면 자동 군사대국? 美우주사업 편승하는 日 속셈

중앙일보 2020.12.23 05:00
일본이 미국의 새 우주 위성 사업과 달 탐사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 관련 비용을 대거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협력을 내세워 우주 군사대국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로 읽힌다. 평화헌법이 금지한 전력 보유 가능성도 시사해 논란도 일 전망이다.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27 일 오전 도쿄 소재 총리관저에서 존 레이먼드 미국 우주군 사령관(공군 대장)과 회담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27 일 오전 도쿄 소재 총리관저에서 존 레이먼드 미국 우주군 사령관(공군 대장)과 회담했다. [연합뉴스]

美의 '위성 콘스텔레이션' 사업에 연구비 편성

 
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방위성은 전날(21일) 각의에서 의결된 내년 예산안에 미국의 새 미사일 방위 구상인 ‘위성 콘스텔레이션’ 참여를 전제로 관련 연구비 1억7000만엔(약 18억2046만원)을 편성했다. 위성 콘스텔레이션은 우주 저궤도에 수백기 감시위성을 띄워놓고 저고도로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위성군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고도 3만6000㎞ 정지 궤도에서 정찰 활동을 하는 일반 위성과 별개로 300~1000㎞ 고도에 1000기 이상의 소형 위성을 투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조기 경계 위성만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를 탐지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눈’으로 신형 미사일에 대처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키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일·미의 제휴 강화와 일본의 협력 여지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1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일본의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미국과 한층 더 연계된 우주안보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연구에서 미국의 개발 상황을 파악한 뒤 일본이 강점을 보이는 고감도 적외선 센서로 해당 사업에 참여를 타진한다는 구상이다. 
 

美와 달 탐사도 함께…내년 우주 예산 총 5조원 이상

 
일본은 또 미국과 유인 달 탐사 사업에도 뛰어들 방침이다. 문부과학성은 이날 우주항공 연구개발 기구(JAXA)에 역대 최대 규모인 2140억엔(약 2조2905억원)을 배정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7월 이뤄진 미국과의 달 탐사 공동선언 서명에 따라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옮기는 신형 보급선(HTV-X) 개발비 370억엔(약 3960억원) 등 514억엔(약 5502억원)이 예산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우주 관련 일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3600억엔(약 3조8539억원)에서 최대 5000억엔(약 5조3527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앞세워 평화헌법 우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10월 사이타마 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는 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10월 사이타마 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는 자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의 적극적인 미국 우주 사업 참여가 전쟁과 무력행사를 금지한 평화헌법(9조 2항)을 우회하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헌법 9조 2항을 고쳐 타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명시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통합 방공미사일방어(IAMD) 체계와 연동되면 헌법이 금지하는 ‘타국 무력행사와의 일체화’ 문제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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