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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9개국 대사 공동기고] 세계 7위 탄소 배출 한국, 아시아의 ‘기후 챔피언’ 될 수 있다

중앙일보 2020.12.23 00:40 종합 33면 지면보기
공동기고 12/23

공동기고 12/23

한국 정부는 지난 10월 말 2050년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 목표를 채택했다고 선언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런 책임 수행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고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한국 세계 4위 석탄 수입국 오명
2050 탄소 중립 목표 채택 지지
목표를 실제 행동으로 바꿔가야
P4G 정상회의 앞두고 협력 기대

점점 더 녹색의 길을 향해 가고 있는 한국을 우리는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많은 나라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와중에 한국이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 정책은 한국을 이 분야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2021년 5월 한국에서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파리 기후변화 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선언 및 더 광범위한 그린 뉴딜 정책을 계기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기후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자 세계 4위 석탄 수입국이며, 세계 최대 석탄 투자국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내놓은 새로운 약속들은 아주 중요하고 혁신적이다. 2050년 목표치와 함께 다음 단계는 현재와 미래 세대에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목표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석탄 발전 감축을 미래지향적 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규정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기후변화는 더 이상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필자들의 본국 국민도 기후변화는 우리의 미래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정하게 됐다.
 
주한 9개국 대사

주한 9개국 대사

서울에 사는 필자들에게 대기 오염 악화, 폭염, 길어진 장마, 태풍 등 극심한 기후 현상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화석연료와 화석연료 보조금이 환경적으로 유해하며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전 지구적 노력을 저해한다는 증거는 명확하다.
 
필자들의 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최근 한국과 유사한 새로운 탄소 중립 목표를 약속했다. 한국처럼 우리는 모두 이제 이러한 목표를 실제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만들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려면 다음 단계로 한국은 단기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인 파리협정에 따른 ‘갱신된 자발적 감축 목표(NDC)’를 발표해야 한다. 모두가 같은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이 2050년  목표를 NDC로 옮길 수 있다면 전 세계에 강한 시그널을 보낼 것이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내년 가을에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는 정기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국가 기후 행동 목표들을 더 올리려 한다. 목표 상향 수준은 파리협정의 온도 목표(1.5~2도 이하로 상승 제한) 달성을 위한 기후 행동 상황에 대한 유엔의 정기적인 점검에 영향받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파리협정 온도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려면 야심찬 단기·중기 국가 기후 행동에 의해 장기적 국가 전략이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명확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석탄 화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입장에 서서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해외 석탄 발전 자금조달 중단을 약속해야 한다. 한국이 기후변화와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분명한 조치들이다.
 
문 대통령이 그린 뉴딜 정책으로 시사한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결정적인 조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모두의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녹색성장은 경제에 대한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하고 성장하도록 견인하는 엄청난 기회다. 우리는 한국과 같은 혁신의 리더가 탄소 중립적 또는 탄소 거부의 대안으로 산업을 전환하는 도전에서 엄청난 자극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화석 없는 경쟁력을 위한 로드맵을 선언한 국가들의 사례를 한국의 산업계가 따르기를 권고한다.
 
많은 나라에서 이제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보다 풍력·태양열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만드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한다. 세계 다른 지역에서처럼 우리는 한국의 산업계가 기후변화에 맞서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알아차리고 잘 포착하고 있다고 믿는다. 더 친환경적인 정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을 촉진하며 더 지속할 수 있고 공정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투자 수익은 순전히  환경적인 것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것이 될 것이다.
 
G20 회원국 절반 이상이 이미 순(純) 배출 제로를 약속했다. 만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기후 계획을 그대로 이행한다면 모든 G7 회원국은 곧 유사한 서약을 작성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 경제 전환의 출발점에 직면해 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덴마크의 경우 1기가와트당 해상 풍력 발전 관련 가치사슬에서 1만46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기업들도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수소 산업,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의 분야에서 이런 추세를 선도하기 위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환경·사회·거버넌스(ESG) 목표에 점점 더 많이 서명하고 있다. 한국전력·KB금융그룹·삼성물산 같은 한국 기업들이 석탄 투자를 종료하기로 했다. 한국은 기후 회복력이 더 큰 경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 우리는 한국이 더 나아갈 수 있고 진정한 아시아의 ‘기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년 5월 한국의 P4G 정상회의 개최는 내년 가을 COP26에 앞서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9개국 대사는 지구와 인류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한국과 협력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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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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