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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키트, 천리안 2B호…과학기술계 올해 큰 걸음

중앙일보 2020.12.23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전 세계 170여 개 국가, 221개 제품, 총 수출액 2조5000억 원’
 

‘2020 과학기술대전’ 온라인 전시
2조5000억어치 수출한 진단키트
대기·해양오염물질 관측 천리안
네이처 “적극적 R&D 투자 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진단키트 산업이 받아든 성적표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진단키트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약 2조5000억원의 수출 실적을 냈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은 594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오는 기술력이 곧 시장성으로 연결되는 분야로 꼽힌다. 국산 진단키트가 코로나19 시작 이후 약 한 달 만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부터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과기대전)을 일주일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있다. 바이오·기후 환경·융합기술·거대과학·기초혁신 등 분야를 나눠 그동안 한국 과학·기술계가 일군 성과를 보기 쉽게 영상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기초 연구 투자 확대

기초 연구 투자 확대

기후 환경 분야에서는 지난 2월 발사에 성공한 ‘천리안 2B호’가 주요 연구 성과로 꼽힌다. 천리안 2B호는 한반도의 대기오염 유발 물질과 해양오염 물질 등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유발 물질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초분광 ‘환경탑재체’와 해양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해양탑재체’를 장착했다. 지난달에는 천리안 2B호가 보낸 아시아 전역의 대기질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세먼지(PM), 이산화질소(NO2), 아황산가스(SO2), 오존(O3) 등의 대기오염물질 자료다. 초분광 관측기를 통해 하루에 8회까지 관측할 수 있다. 이런 자료가 축적되면, 향후 국제협력 등을 통한 미세먼지 이슈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에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네이처 인덱스’의 한국판 특집을 발간하며 “한국이 연구와 체계적 개혁, 인재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혁신의 글로벌 리더가 됐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한국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그 성과에 주목했다. 2000년 R&D 예산이 GDP 대비 2.1%에서 2018년에는 4.5% 이상으로 성장했다. 네이처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가 되겠다는 국가의 목표가 이런 투자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이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 RNA 전사체를 분석해 주목받았던 것도 이런 R&D 지원이 뒷받침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연구주제와 연구비·연구기간을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자유공모 방식 기초연구’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에도 올해보다 3500억 원 증가한 2조3500억 원을 배정했다. 기초연구 지원은 단기적·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참작됐다. 또한 내년부터 새롭게 세종과학 펠로우십을 마련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EU·미국처럼 혁신 제품을 발굴하고 공공조달과 연계하는 ‘혁신제품 지정제도’를 본격 추진했다. 과기정통부는 9개의 혁신제품을 지정했는데 대표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세균·바이러스 등 오염물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공기살균필터’ ‘산간·재해재난 지역에서 긴급 통신망으로 활용이 가능한 배낭 와이파이’ 등이 있다. 이는 향후 공공부문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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