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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못 가지만 한 명의 숨은 환자라도 더 찾아야죠"

중앙일보 2020.12.22 14:29
비인두도말 PCR기법으로 검체 채취중인 의대생 자원봉사자. 사진 이지훈씨

비인두도말 PCR기법으로 검체 채취중인 의대생 자원봉사자. 사진 이지훈씨

 
479명. 수도권 내 꾸려진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최근 일주일(14~21일)간 잡아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다. 그간 서울·경기·인천 134곳 선별검사소에 18만9743명이 다녀갔다. 의심증상이 없어도 무료 익명검사가 가능해 시민들이 자꾸 몰린다.
     
기존 보건소 인력만으로는 한계라 의사부터 의대생, 군의관까지 나서 검체 채취 등을 돕고 있다. 서울시청 앞 광장 선별검사소의 경우 워낙 사람이 몰리다 보니 봉사자 한 명당 보통 하루에 200~300명의 검사를 맡는다. 한파 속에서 쉴 틈은커녕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이다. 
2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기시간 길어질텐데…" 

의대생 자원봉사자 이지훈(29)씨는 “레벨 D 보호구가 오염될 수 있어 화장실을 안 간다. 갈아입으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며 “시민 입장에서는 그만큼 대기 시간이 길어질 텐데, (화장실)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은 추위도 견뎌야 한다. 보통 오전·오후조로 나눠 5시간씩 검체를 채취한다. 얇은 천막으로 만든 공간 안에서다. 항상 공기를 순환시켜야 해 입·출구를 열어둔다. 난방기 성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보호구 안에 두꺼운 외투를 입을 수도 없다. 움직임이 둔해져서다. 까다로운 검체채취를 방해할 수 있다.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자원봉사 중인 의대생들. 사진 이지훈씨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자원봉사 중인 의대생들. 사진 이지훈씨

 

보호구 안에 발열내의 껴입어 

현재 널리 쓰이는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비인두 도말 PCR’기법이다. 콧속 안으로 긴 면봉을 쑥 집어넣은 뒤 필요한 검체를 채취한다. 단순히 콧속 안을 휘젓는 게 아니다. 만만치 않다. 검체 채취 지점은 입천장 바로 위쪽 ‘하비갑개’다. 하비갑개 중간 뒤쪽까지 평평한 각도로 면봉을 깊이 밀어 넣어야 한다. 그리곤 분비물을 긁고, 도구에 흡수시키는 숙련된 과정이 필요하다. 
 
한 의대생은 “보호구 안에 외투 대신 발열 내의 등을 껴 입고 봉사에 나선다”며 “요즘은 그리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반대로 여름에는 또 보호구 안이 덥다 못해 뜨거웠을 것 같다. (봉사자로 나서보니) 선배 의료진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형 임시검사소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비인두 PCR 검사가 대부분 

비인두 PCR로 이뤄진 검사가 전체의 96.6%에 달한다. 신속 항원검사는 검사 결과가 15~30분 만에 나온다. 비인두보다 시간이 확 준다. 하지만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양성이 나와도 다시 PCR 검사를 받아 확진 여부를 가린다. 신속 항원검사도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은 비인두 PCR과 같다. 현장 매뉴얼 상 검사기법 우선순위는 비인두 PCR→타액 PCR→신속항원검사다. 
 
이지훈씨는 “간혹 신속 항원검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있는데 ‘민감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하면 다시 ‘비인두도말 PCR 검사를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달음에 달려온 군의관들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군의관도 급파돼 있다. 국방부는 최근 임시선별검사소 파견을 자원한 군의관 56명을 지원한 상태다. 국군 홍천병원에서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이정헌(32)씨도 포함됐다. 그는 임시 선별검사소 근무 지원에 대해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다. 나는 군인이면서 의사”라며 “뭐라도 나서서 도와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고 한다.
 
임시 선별검사소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숨어 있는) 확진자를 찾아내 추가 확산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며 “전국 주요 도시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부산시가 21일 부산진구 임시선별검사소 등 운영에 들어갔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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