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점 법관' 홍순욱이 가를 尹 운명, 한쪽은 치명타 맞는다

중앙일보 2020.12.22 13:00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서초동 자택 부근을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임현동 기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서초동 자택 부근을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임현동 기자

"재판부 리스크는 없다. 홍순욱이 맡은 만큼 누가 법정에서 더 잘 싸우느냐에 달렸다" 
  

판사문건, 조미연 결정문 등 핵심 변수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집행정지 심문은 서울행정법원의 홍순욱 부장판사가 맡는다. 홍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판사에게 재판 전망을 묻자 이런 답을 보내왔다. 
 

만점 법관 홍순욱이 결정할 尹의 운명

익명을 요구한 이 판사는 "홍 부장판사의 판결은 깔끔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양측 모두 법원을 탓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홍 부장판사는 2013년 서울변회 법관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판사다. 당시 서울 내 만점 법관은 홍 부장판사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었다. 서울변회 장희진 공보이사는 "매년 법관 평가를 하지만 만점 법관은 드물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는 모습.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는 모습. [뉴스1]

어떤 결정이 나든, 尹과 秋 한쪽은 치명타  

이날 심문에 윤 총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윤 총장 측에선 이완규·손경식·이석웅 변호사가, 법무부 측에선 이옥형 변호사와 법무부 국가송무과 소속 변호사들이 참석한다. 지난달 직무배제 집행정지 심문 때와 달리 징계사건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결정에 따라 징계를 받은 윤 총장, 혹은 징계를 청구하고 재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은 치명타를 맞게 된다. 양측 변호인단은 언론의 취재 요청도 응하지 않고 총력전을 준비했다. 집행정지 인용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늦어도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판사 문건과 조미연 결정문이 핵심  

법조계에선 이날 심문기일의 변수로 윤 총장의 징계사유 중 하나인 '판사 문건'과 1일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를 받아들인 조미연 부장판사의 결정문을 들고 있다. 판사 문건은 전국법관회의의 안건으로 오를 만큼 판사들 사이에서 논쟁이 치열했다.
 
정한중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청사를 빠져나가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정한중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청사를 빠져나가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새벽에 결론이 나온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에서도 판사 문건은 윤 총장의 핵심 징계사유였다. 일부 위원들은 윤 총장의 해임까지도 거론했다고 한다. 특히 징계위원이었던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판사 문건은 시민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정한중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는 "윤 총장의 징계혐의는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과 채널A 수사·감찰 방해, 판사 문건이었다"며 "판사 문건을 두고 정직 2개월은 너무 약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새벽 4시에서야 결론이 난 것도 징계수위를 두고 위원 간의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라 했다. 
 
하지만 윤 총장 측은 "이번 정직 처분은 법무부 장관과 그를 추종하는 극히 일부 인사들이 비밀리에, 무리하게 진행한 징계 절차에 따라 내려졌다"고 반박한다. 징계사유 모두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윤석열 검찰총장(가운데)이 대전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왼쪽),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동하고 있다. 대전지검은 윤 총장 방문 뒤 원전 수사를 개시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윤석열 검찰총장(가운데)이 대전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왼쪽),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동하고 있다. 대전지검은 윤 총장 방문 뒤 원전 수사를 개시했다. [연합뉴스]

尹 "총장 없으면 원전수사 차질" 

윤 총장 측은 총장 없이 1월 검찰 인사가 이뤄질 경우 "원전수사 등 주요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추 장관이 자신의 측근을 검찰총장 대행으로 앉혀 여권에 민감한 사건을 덮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집행정지의 인용 요건인 "긴급하며 회복할 수 없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홍 부장판사와 같은 법원에 근무 중인 조미연 부장판사의 윤 총장 직무배제 집행정지 결정문을 두고도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윤 총장 측은 당시 조 부장판사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며 "직무배제 대상이 검찰총장인 경우 더욱 예외적이고 엄격한 요건에서 (장관의 재량권이) 행사돼야 한다"고 한 점을 유리하게 해석한다. 법무부는 정직 2개월이 추 장관의 재량권이라 주장하지만, 조 부장판사가 제시한 재량권 행사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법무부 측은 지난 직무배제와 달리 이번 징계청구는 징계위원회의 면밀한 심사를 거쳐 결정돼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라 주장한다. 징계 처분을 받은 검찰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징계 절차 위법" vs "최대한 방어권 보장" 

양측은 징계위원회의 절차적 문제점을 두고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회에 앞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윤 총장의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의결한 점, 징계위원회의 위원 구성 과정에서 불공정이 의심되는 인사가 위원을 맡거나, 정족수를 채운 뒤 회피한 점을 강조한다. 반면 법무부 측은 "그 어느 검사의 징계위 때보다 윤 총장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했다" 말하고 있다. 
 
고위직 공무원의 징계 사건 변호 경험이 있는 양홍석 변호사는 "검찰총장이 정직 처분을 받은 건 초유의 사태인 만큼 법원은 윤 총장의 징계사유에 실체가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 내다봤다. 부장판사 출신인 도진기 변호사는 "법원은 윤 총장이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다고 보는지를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현직 판사는 "정직 2개월 처분은 윤 총장의 임기(내년 7월)를 보장해준 측면이 있다"며 "집행정지 사건은 재판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