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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들기 쉬운 코로나19 시대 디저트…'크로플' 열풍

중앙일보 2020.12.22 11:00
최근 몇 달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본점 지하식품관엔 주중, 주말할 것 없이 긴 줄이 생겼다. 줄을 선 사람들은 20~30대 위주로 가로수길 카페 ‘새들러하우스’가 판매하는 디저트 ‘크로플’을 사기 위한 사람들이다. 베이커리 존을 넘어 신선식품을 파는 청과매장까지 길게 늘어선 줄은 지난 7월 말 백화점이 식품관 신규 팝업 매장으로 새들러 하우스를 입점시킨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봄부터 시작된 '크로플'의 인기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크로플 열풍을 일으킨 '새들러하우스'의 크로플. 사진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올해 봄부터 시작된 '크로플'의 인기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크로플 열풍을 일으킨 '새들러하우스'의 크로플. 사진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크로플은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다. 크루아상 반죽을 이용해 만든 와플인데,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겹겹이 쌓아 올린 페이스트리의 식감이 독특해 일반적인 와플과는 다른 맛을 낸다. 크로플 열풍은 지난 3월 가죽공방 ‘새들러서울’이 오픈한 카페 ‘새들러하우스 브런치’가 메뉴를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다른 여러 카페에서도 주력 디저트 메뉴로 내놓고 있고, 아예 크로플에서 이름을 딴 '크로플하우스' '로플로플' 같은 브랜드까지 등장했다. 서촌 크로플 맛집으로 알려진 카페 '옥인23' 역시 올 한해 크로플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곳의 조영화 대표는 "여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되기 직전까지 모든 테이블에서 크로플을 빠짐없이 주문했다"며 "2.5단계 시행 이후엔 동네주민부터 일부러 찾아온 사람까지 포장해가거나 배달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크루아상 생지로 만든 크로플은 일반적인 와플과 달리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독특한 식감을 준다. 사진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크루아상 생지로 만든 크로플은 일반적인 와플과 달리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독특한 식감을 준다. 사진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인기에 불을 지핀 건 가수 강민경이다. 지난 4월 강민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크로플 먹는 모습을 소개하면서 아예 ‘강민경 와플’이란 별명이 붙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드디어 먹었다"는 인증샷과 함께 크루아상 생지를 직접 사서 와플 팬이나 기계에 구워 먹는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인스타그램에 #크로플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 수만 약 26만개에 달한다. 
 
지난 4월 가수 강민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크로플. 이후 크로플은 '강민경 와플'이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4월 가수 강민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크로플. 이후 크로플은 '강민경 와플'이란 별명을 얻었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크로플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크루아상 생지와 이를 구울 도구만 있으면 된다. 생지를 와플 팬 또는 메이커에 그대로 넣고 약한 불에 굽기만 하면 끝. 여기에 취향에 따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큰술 올리거나, 초코시럽·슈가파우더만 뿌려도 훌륭한 디저트가 완성된다. SNS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크로플 위에 인절미와 콩가루를 뿌리거나, 크로플 표면의 움푹 들어간 구멍에 크림치즈를 넣고 그 위에 스위트콘을 몇 알씩 올리는 등 자신만의 이색적인 방법을 올리는 사람도 많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크로플 해시태그 관련 게시물들. 그 수만 25.9만 건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크로플 해시태그 관련 게시물들. 그 수만 25.9만 건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크로플을 집에서 직접 해먹으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관련 재료와 조리 기구 판매도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크루아상 생지와 와플 메이커는 올해 2월부터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11~12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1610%, 710%가 더 팔리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가스 불에 올려 쉽게 크로플을 만들 수 있는 와플 팬도 전년 동기 대비 3.5배 이상 더 팔렸다. G마켓의 이정은 가전팀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지난 2~3월 이후 '달고나커피 만들기' 같은 이색 집콕 요리의 인기가 높아졌다”며 “사진·영상을 올릴 수 있는 SNS와 영상 채널을 중심으로 크로플이 인기를 얻으며 그 재료와 기구 판매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집에서 크로플을 즐긴다는 30대 직장인 최단아씨는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함께 구워 먹기 시작했는데, 만드는 법이 너무 쉽고 아이스크림에 딸기나 포도 몇 알만 올려도 카페 같은 예쁜 데커레이션이 가능해 계속 해먹게 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에 딱 맞는 디저트 메뉴"라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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