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창고형 할인점에 인파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코로나 거리두기가 만든 주말 풍경
“재택근무에 성탄절, 넉넉히 사두자”
트레이더스·빅마트 등 인파 몰려
쌀·과일·라면·죽 등 먹거리 매출
지난주보다 30~40% 넘게 급증
서울 강남구에 사는 조 모(50) 씨도 같은 날 경기도 광명의 한 창고형 할인매장을 찾았다가 결국 매장 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하고 옆 건물에 주차했다.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차량이 매장 건물을 약 두 바퀴 에워싼 모습을 보고는 주차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매장에선 “주차하는 데만 한 시간 걸렸다”는 한 소비자의 푸념이 들렸다. 조 씨는 가득 채운 장바구니를 양손에 들고 10분간 걸어서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가느라 진땀을 뺐다.
창고형 매장 매출 신장률, 대형마트보다 10%p 높아

19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형마트에 인파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19~20일 신선식품 식재료와 가공식품, 간식류 등 먹거리 매출이 2주 전인 5~6일(전주는 의무휴업일)에 비해 최대 35% 늘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양곡(35.7%)이었고, 대용식(33.4%), 과일(32.3%), 조미료(25.3%), 과자(23.6%), 냉동ㆍ냉장(21.6%), 육류 및 수산물(21%) 순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이마트보다 매출 증가율이 약 10%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의 경우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이 가공식품(25%)으로, 과일(20.1%), 델리(18%), 채소(15.9%), 육류 및 수산물(27.5%) 순으로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창고형 매장이 일반 매장의 매출 증가율을 넘어섰다. 롯데마트는 먹거리와 생필품 위주로 매출이 늘어 전체 매출이 2주 전보다 13.8% 많아졌다. 품목별로는 상온밥·죽이 28.5% 늘었고 라면(22.4%)과 생수(15.4%)도 더 많이 팔렸다. 이에 비해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트의 매출 신장률은 27.2%로 롯데마트보다 13.4%포인트 더 높았다. 라면과 상온밥·죽의 매출 신장률은 각각 48.2%와 45.1%에 달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14~20일 집밥 재료와 반찬, 통조림, 라면, 화장지 등 저장성 생필품 등의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에 달했다. 그중에도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의 매출 신장률은 일반 매장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일반 마트에서 창고형 매장용품 판다
일반 매장과 창고형 매장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8년 6월 대구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6개월 만에 14개 점포를 스페셜 매장으로 전환했고, 현재 총 2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의 특징은 의류와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을 약 800종 줄이고,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은 약 130종 늘린 것. 창고형 매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공식품을 대폭 확대하고 오프라인만의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한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창고형 할인 매장에 더 사람이 몰리고 있다”며 “당장 창고형 매장을 새로 열기에는 부지 선정 등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매장을 활용해 창고형 매장의 강점을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