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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리의 용』집필한 美 동북아 석학 에즈라 보걸 교수 별세

중앙일보 2020.12.21 16:24
미국의 대표적 동아시아 전문가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보걸 명예교수는 최근 수술 후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던 중 2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그가 몸담았던 하버드대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도 페이스북에 "에즈라 보걸 명예교수의 사망 소식을 알리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구소의 진정한 대변자였고, 박식한 학자이며 훌륭한 친구였다"고 밝혔다.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오하이오 웨슬리안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1958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때 예일대학교에 재직하다가 1964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며 2000년 퇴직했다. 퇴직 전까지 중국과 일본, 미국과 동아시아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 매진했다.  
 
미·중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3년~1995년에는 잠시 대학을 떠나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중앙정보국 동아시아 문제 분석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7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장 주석의 하버드대 방문을 주관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분석한『덩샤오핑(현대 중국의 건설자)』은 2011년 영어로 처음 출판됐다 나중에 중국어로 번역돼 홍콩과 중국에서 재출간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걸은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압박에 반대한 인물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앞서 보걸은 지난 7월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칼럼에서 "중국 공산당에는 사업가, 과학자, 지식인 등 친미 성향의 인사도 포함돼 있다"면서 "중국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미국의 이익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958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일본에 2년간 체류한 뒤『우리가 일본에서 배울 것은(Japan as Number one)』을 출간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보걸 교수는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한국은 어려운 입장에 있다. 일본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군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세계 역사 학자들의 집단 성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에서 시작된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한국으로도 이어져 『네 마리의 작은 용(The Four Little Dragons): 동아시아에서의 산업화의 확산』과 『박정희 시대』 등을 저술했다. 그는 저서에서 유교 윤리가 접목된 동양식 자본주의 정신이 아시아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이론을 주창해 주목을 받았다.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월간중앙 대담에서 트럼프 정부의 북핵 문제 대응과 관련해 "군사적 해결책은 위험하다. 피해야 한다"며 "강력한 유엔 제재에 미국과 중국이 협조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관리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Paul Huang]

에즈라 보걸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월간중앙 대담에서 트럼프 정부의 북핵 문제 대응과 관련해 "군사적 해결책은 위험하다. 피해야 한다"며 "강력한 유엔 제재에 미국과 중국이 협조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관리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Paul Huang]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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