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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백신ㆍ병상 절벽, 대통령 주변 실세 참모들 읍참마속해야”

중앙일보 2020.12.21 15:57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병상 절벽, 백신 절벽을 만든 무능한 참모들을 읍참마속하라”고 했다.
 
조 구청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도나 인도네시아, 페루, 칠레, 브라질까지 확보한 백신 우리는 왜 못했나요”라며 “국민의 생명줄인 백신을 놓고 누가 이런 자존심 상하는 오판을 했는지, 감사원 감사를 해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558조라는 사상 초유의 울트라 슈퍼예산을 편성해놓고, 계약금 떼일까봐 백신 계약 못 했다는 변명은 말도 안 됩니다. 이는 무능의 극치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사진 서초구청]

조은희 서초구청장. [사진 서초구청]

 
조 구청장은 “백번 양보해서 직업공무원들은 백신개발이 실패하면 투자한 계약금을 못 받기 때문에, 감사와 문책이 두려워 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다 칩시다. 그러면 그때 대통령님 측근들은 뭐 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백신을 확보한 다른 나라들은 최고지도자 선에서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통치행위로 결정을 하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백신 확보 정책의 실패입니다. 최종 정책결정권자가 누구였나요”라고도 질문했다.
 
병상 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 전체 대기자가 850여명이 넘습니다. 지난봄부터 중환자의학회 등 의료계에서는 겨울의 코로나 대유행을 예견하면서, 계속 병상확보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자들이 듣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직무유기입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현 정부의 보건의료 실세 라인들이 포진한 국공립병원의 눈치를 봤을 수 있다”며 “병상 부족에 대비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지만 못했고 애꿎은 국민들의 생명만 위협받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여유가 있는 국공립 병원부터 차례로 통째로 비우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만드십시오. 서초구부터 나서겠습니다. 서초구 원지동 추모병원 주변에 코로나 중환자실 50여 병상을 지을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페이스북 글 전문#

<대통령님! 병상 절벽, 백신 절벽을 만든 무능한 참모들을 읍참마속 하십시오.>
대통령님,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서초구의 60대 확진자 부부가 자택 대기 5일 만인 어제 가까스로 보훈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빨리 병상 배정을 해달라고 매일 수차례 수도권 공동대응 상황실에 애원해도 기다리라는 앵무새 같은 대답만 들었는데,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니까 부랴부랴 병상을 마련했는가 봅니다. 이들 부부는 60대 중반의 기저질환 확진자입니다. 한 분은 최근 뇌졸중 수술을 했고, 또 다른 한 분은 고혈압 환자입니다. 며칠 전 서울 한 자치구의 60대 기저질환 확진자가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한 사건을 아시는지요? 처음에는 목만 좀 간질간질하고 목에 걸림 증상만 있었는데,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면서 4일째에 돌아가셨습니다. 만일 그분이 자택이 아니라 병원에 있었다면, 아니 생활치료센터에서라도 증세를 호소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119를 불렀을 겁니다. 물론 생명도 살렸겠지요. 이번 달에만 해도 이렇게 입원을 기다리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다 사망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6명이나 됩니다.
저는 이틀 전 서초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자격으로 이 확진자 부부를 계속 자택 대기 할 경우 서초구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에라도 일단 입소시키겠다고 서울시에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이는 기저질환이 없는 50세 이하 확진자만 자치구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게 한 정부 매뉴얼을 살짝 어기는 것이고, 거기에 근무하시는 의료진들에게도 무거운 짐을 얹어드리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생명이 아닙니까? 임시방편이지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면 적어도 상주 의료진들이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최악의 불상사는 막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서울시 담당자들도 동의해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들이 병상이 날 때까지 자택격리가 아니라 생활치료센터에라도 대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서울시 박유미 시민건강국장 등 서울시 관계공무원과 의료진들이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병상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이분들이 무슨 죄입니까?
대통령님,
문제는 대통령님 주변의 실세 참모들입니다. 병상 절벽, 백신 절벽을 초래한 무능한 참모들을 왜 아직도 곁에 두십니까? 이참에 걷어내야 합니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페루, 칠레, 브라질까지 확보한 백신 우리는 왜 못했나요? 국민들의 자존심이 몹시 상해 있습니다.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에서 제일 먼저 코로나19백신을 맞았다는 소식이 방송을 통해 보도 돼 우리 국민들도 봤습니다. 대통령님께서 그렇게 하시고 백신 넉넉히 준비했으니, 국민 모두 같이 맞자고 하는 장면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국민의 생명줄인 백신을 놓고 누가 이런 자존심 상하는 오판을 했는지, 감사원 감사를 해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558조라는 사상 초유의 울트라 슈퍼예산을 편성해놓고, 계약금 떼일까봐 백신 계약 못했다는 변명은 말도 안 됩니다. 이는 무능의 극치입니다. 관료들이 못한다면 총리가 나섰어야 했고, 총리가 못한다면 대통령께서 진두지휘했어야 합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페루, 브라질 관료들까지도 백신을 준비하고 있을 때, 코로라 상황을 정치적으로만 활용하는데 골몰한 무능한 자들이 대통령 주변에 즐비합니다. 대통령께서 “소극행정이나 부작위, 즉 마땅히 해야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정을 문책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적극 행정을 그렇게 당부했건만, 그 적극 행정을, 이럴 때 안하고 언제 합니까? 읍참마속 해서 적극 행정의 영을 세우십시오. 혹시 대통령님께서 제대로 보고를 못 받으셨을까 봐, 제가 문제점을 조목조목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병상 문제입니다. 왜 그동안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중환자 병상 등 코로나19 병상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현재 서울시에는 중증병상은 1개만 남아있고, 수도권 전체 대기자가 850여명이 넘습니다. 지난봄부터 중환자의학회 등 의료계에서는 겨울의 코로나 대유행을 예견하면서, 계속 병상확보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자들이 듣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직무유기입니다.
왜일까요? ‘정치방역’‘눈치 방역’ 때문입니다. 대구에서 동산병원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것처럼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도 국공립병원들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신속히 지정했어야 했는데 왜 못했을까요? 전문가들은 병원을 비우는 게 3개월 정도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단 ‘괜히 호들갑떨어서 국민들한테 불안감을 주지 말자’는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 수도 있고요. 그 다음으로는, 복지부가 소위 김용익 교수 사단(전 노무현정부 사회정책수석,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불리는 현정부의 보건의료 실세라인들이 포진한 국공립 병원의 눈치를 봤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병상 부족에 대비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지만 못했고, 애꿎은 국민들의 생명만 위협받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어제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확보 명령’이라는 첫 행정명령을 내린 것도 하수(下手) 같습니다.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은 허가 병상 수의 1% 이상을 각각 확보해 중증 확진자를 치료할 전담 병상을 확보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비상시국에 이런 3류 정책을 내놓다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강제할당 된 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 중환자와 다른 질환 중환자 사이에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날 수 있고, 중환자실 의료 인력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교차감염 우려도 있습니다. 할당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간이식환자, 뇌종양 환자 등 또 다른 중증환자의 생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괜히 민간병원을 괴롭히지 말고, 당장 국공립 병원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해서 병상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십시오. 코로나 중증환자를 이 병원 저 병원 흩어놓기보다 전담병원에서 같이 돌보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적입니다.
대통령님,
둘째는 코로나 백신 확보에서 보여준 대통령님 주변 실세들의 오판과 무능입니다.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기모란 교수는 “백신은 급하지 않다. 공공의료를 먼저 강화시켜야 한다.” 이런 한가한 얘기를 계속해왔습니다. 이런 분이 방역전문가로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장이신 국무총리께 조언을 하고 있었다니 너무 안일하다 못해 섬뜩함마저 느껴집니다. 김용익 사단의 핵심인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 실장, 정기현 국립의료원장은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백번 양보해서 직업공무원들은 백신개발이 실패하면 투자한 계약금을 못 받기 때문에, 감사와 문책이 두려워 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다 칩시다. 그러면 그때 대통령님 측근들은 뭐 했습니까? 백신을 확보한 다른 나라들은 최고지도자선에서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통치행위로 결정을 하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백신 확보 정책의 실패입니다. 최종 정책결정권자가 누구였나요? 누가 판단을 내렸고, 그 오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 것인가요?
정부가 확보했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문제도 걱정됩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가격이 5~10배 저렴하고,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하니까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자국의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쓰지 않고 화이자 제품을 쓰는지요? 영국 MHRA에서 왜 아직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하지 않은 것일까요?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자칫 물백신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효능이 62%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최악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천만 명이 맞아봤자 400만 명은 물주사를 맞은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만, 불안하네요.
설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MHRA나 미국FDA에서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도입시기가 문제입니다. 내년 2,3월에 들여올 것이라고 하지만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회의록에 기재되어 있지만, 그 내용을 구매계약서에 못 박지 아니한 이유를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K-방역이 세계 최고라고 홍보했는데, 백신 구매는 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심지어 동남아 국가들보다 못한 건가요?
셋째는 소아청소년용 백신 문제입니다. 지금 나와 있는 백신 중에서 16세 미만용으로 허가된 백신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계속 학교를 못 갈 수 있습니다. 정부가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한 4,400만 명 분은 지금 우리나라 유권자 수가 4,399만 명이잖아요. 그래서 유권자수에 4,400만에 딱 맞는 분량만큼만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어느 채널에서도 소아청소년 백신에 대해 걱정하는 부서는 없습니다.
대통령님,
넷째는 셀트리온 치료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치료제는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생산된다”(10월 15일)거나 “빠르면 올해 말부터 항체 치료제와 혈장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11월 18일)이라고 치켜세우셨습니다. 여권 핵심관계자도 “항체방식인 셀트리온 제품(치료제)은 대량생산이 가능해 병원에 풀리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중대본도 지난 15일 셀트리온 항체치료제가 임상3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는 등 곧 치료제가 나올 것처럼 부풀립니다. 실제로 지금 셀트리온은 2상까지 효능은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3상까지 성공하는 데는 비용과 인원, 장소, 시기까지 넘어야할 장벽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치료제 개발은 치료제 개발대로, 백신 확보와 병상확보는 또 다른 트랙으로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데, 정부는 치료제 개발에만 올인한 것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셀트리온 주가조작설까지 국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대통령님, 고언 드립니다.
첫째 사람을 바꾸십시오. 일일이 누구라고 거명하지는 않겠습니다. 현장에서 밤을 새워 환자 곁을 지킨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책상에 앉아 더 이상 고집과 무리수를 두지 않도록 읍참마속 하십시오. 과감히 인의 장막을 걷어내십시오.
둘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여유가 있는 국공립 병원부터 차례로 통째로 비우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만드십시오. 서초구부터 나서겠습니다. 서초구 원지동 추모병원 주변에 코로나 중환자실 50여 병상을 지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 환자가 1,000명이 발생하면 약 1.5명이 중환자실로 들어가고, 한번 들어가면 평균 8.5일 입원한다고 합니다. 50병상을 지으면 20일 동안 매일 서울 천명의 환자, 즉 서울에 2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중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큰 규모의 병상을 만드는 셈이 됩니다. 저는 이런 대안을 내고 서울시와 서초구를 찾아다니며 발 벗고 나서신 서울대 병원장님이야말로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합니다. 서초구도 더 뛰겠습니다. 이미 하루에 1,000명의 검사를 할 수 있는 보건소의 최첨단 선별진료소에 더하여, 고속터미널, 사당역, 강남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추가로 3곳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는데도 늘 줄이 깁니다. 앞으로 추가로 3곳을 더 설치해서 7곳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겠습니다. 서초구민과 시민들이 모두 검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대통령님이 직접 나서서 전방위적으로 ‘질 좋은’ 백신을 구해주십시오. 국민의 건강과 경제회복을 위해서 조속히 백신을 확보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전 국민의 집단 면역이 이루어지면, 우리 경제도 좋아집니다.
다섯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코로나 방역사령탑으로서 명실상부한 권한을 주십시오. 승진시켰으면 그에 걸맞는 권한과 책임을 맡기십시오. 정 청장에 대한 복지부의 견제와 알력을 설마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대통령님,
지금 현 정부에서는 누구도 대통령님께 바른 소리를 못하는 것 같아, 서울시에서 유일한 야당 구청장인 제가 한 말씀 올렸습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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