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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리뷰&프리뷰①] 이동욱 “기쁨은 이틀, 곧바로 다음 시즌 구상”

중앙일보 2020.12.21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2020시즌 프로야구는 험난했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졌다. 다행히 팀당 144경기 정규시즌을 무사히 마쳤다. 포스트시즌은 제9 구단 NC 다이노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중앙일보는 프로야구 감독들을 만나 2020시즌을 복기하고 2021시즌의 각오를 차례로 들었다.

감독의 리뷰&프리뷰 ① NC
우승 후 모친·김경문 감독에 전화
전 경기 등판 김진성 KS 숨은영웅
루친스카·알테어, 재계약 협상 중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부임 3년 만에 우승했지만, 쉴 틈이 없다. 내년 우승을 목표로 일찌감치 전력 강화 작업에 착수했다. [뉴스1]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부임 3년 만에 우승했지만, 쉴 틈이 없다. 내년 우승을 목표로 일찌감치 전력 강화 작업에 착수했다. [뉴스1]

이번 겨울, 이동욱 NC 감독은 정신없을 만큼 바쁘다. 시상식에도 참석하고, 감사 인사 할 데도 많다. NC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만에 ‘우승 감독’이 됐다. 그것도 통합우승이다. 최근 만난 이 감독은 “정신 없지만 행복했다. 혼자 힘으로 이룬 게 아니라, 선수, 프런트, 코칭스태프 모두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택진이 형’ 김택진 NC 구단주는 이번 한국시리즈(KS)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전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했고, 선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집행검’ 세리머니를 지원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에 문자 메시지도 보내신다. 우승하고 나서는 말보다 포옹으로 감정을 나눴다. 야구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며 “전 경기를 직접 보는 구단주가 계실까”라는 반문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감독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감독의 야구라는 건 없다”는 말이다. 그는 “나도 선수였지만, 요즘 흐름은 감독 혼자 하는 야구가 아니다. 리더십 있는 감독은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수평적인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친하게 지내는 게 아니라 각자 분야를 서로 이해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시키는 것만 하면 성장할 수 없다. 선수 스스로 해야 한다. 또 우리 팀은 서로 앞장서 희생했다. 프런트도 그랬다. 조화가 이뤄졌다. 구성원 모두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우승 이후 가장 먼저 전화 통화한 사람은 어머니다. 그다음은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NC 초대 감독인 김 감독이 창단팀 NC의 기틀을 닦았다. 감독 시절 ‘코치’ 이동욱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김)감독님이 ‘수고했다, 충분히 즐겨라’라고 격려하셨다. 시즌 중에도 통화는 몇 차례 했다. 신생팀을 이끌며 수비코치였던 나를 믿어주셨다. 많은 걸 배웠고, 물려받았다. 감독이 되고 나니 ‘김 감독님께서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셨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김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한규식 수비코치를 믿었고, NC는 KS에서 멋진 시프트 수비로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KS에서 가장 빛났던 NC 투수는 드류 루친스키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숨은 영웅이 있다. 구원투수 김진성이다. 2월 전지훈련 도중 연봉 협상 문제로 귀국했던 김진성은 6월에야 1군에 올라왔다. 김진성은 가장 중요한 KS에서 6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호투했다. 김 감독의 과감한 결단, 그리고 김진성에 대한 믿음이 통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진성이에게 ‘지금 상태는 팀에도, 네게도 안 좋을 것 같다. 돌아가라. 대신 이걸로 널 판단하지는 않는다. 네가 잘하면 쓰고, 못 하면 안 쓴다’고 말했다. 진성이가 (내 말을) 받아들였고, 이후 노력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진성이가 중심을 앞쪽에 두려고 노력했다. 투수코치와 데이터 팀 자료를 보니 회전수와 릴리스 포인트가 더 좋아졌다. 그래서 KS에 기용했던 거고,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토록 고대했던 우승이지만, 기쁨은 잠시다. 이 감독은 “우승의 여운은 하루 이틀이었다. 곧바로 다음 시즌 선수단 구상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NC는 지난달 27일, LG와 오프시즌 1호 트레이드를 했다. 내야수 이상호를 보내고, 내야수 윤형준을 받았다. 빈손으로 끝났지만, 허경민·최주환과 협상하는 등 자유계약(FA) 시장에서도 움직였다. 현재는 윤형준, 박준영 등 젊은 선수의 성장을 기대한다.
 
전력의 변동 폭은 크지 않을 듯하다. 루친스키, 애런 알테어와는 재계약 협상 중이다. 팀의 핵심타자 나성범이 메이저리그(MLB)행을 추진하는 게 변수다. 이 감독은 “나성범은 나성범이다. FA를 영입한다고 나성범 자리를 채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외야수 구상은 권희동-이명기-알테어다. 알테어가 없다면 김준완, 이재율, 박시원도 후보다. 김성욱은 입대 예정이다. 강진성을 1루수와 외야수로 모두 기용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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