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9’에서 1~4위를 차지한 톱4. 왼쪽부터 릴보이·머쉬베놈·래원·스윙스. [사진 Mnet]](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21/ac853a49-5e39-486c-979e-e89d8db35c12.jpg)
‘쇼미더머니9’에서 1~4위를 차지한 톱4. 왼쪽부터 릴보이·머쉬베놈·래원·스윙스. [사진 Mnet]
Mnet ‘쇼미더머니9’ 대단원
5년 만에 재도전 릴보이 우승
상금 1억원과 미니 쿠퍼 외에 ‘영 보스를 위한 프로젝트 레이블’ 론칭이라는 파격적인 우승 혜택을 내걸자 역대 최다인 2만3000명이 몰렸다. 시즌 3·7·8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스윙스도 지원했다. 인맥 힙합의 당사자로 지목된 그는 ‘퇴물 래퍼’를 자처하며 등장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고 최종 4위에 올랐다. “봐봐 시청률을 담당하는 애는 누굴까” “난 필요악이야”라는 경연곡 ‘악역’ 노랫말처럼 위기를 기회 삼아 정면돌파한 셈이다.
대전 출신인 머쉬베놈은 충청도 방언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지난 시즌 4차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시즌에선 일취월장한 프로듀싱 실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경연 전날 오왼의 하차로 생긴 공백을 메우고 미란이와 함께 선보인 ‘VVS’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치고 한 달간 음원차트 정상을 지켰다. 미란이도 여성 래퍼 최초로 톱 8에 진출하는 등 선전했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트랩이 지난 몇 년간 인기를 끌면서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조선랩’을 선보인 머쉬베놈이나 춤사위를 곁들인 래원 등은 새로움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분석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기존 쇼미에 없던 스타일과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감성적인 원슈타인부터 구수한 머쉬베놈까지 힙합이 접목할 수 있는 장르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새삼 느낄 수 있게 해줬다”고 밝혔다. 스카이민혁 등 언더독의 반란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시즌 4 이후 5년 만에 재도전해 우승을 차지한 릴보이도 정통 힙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011년 긱스의 데뷔곡 ‘오피셜리 미싱 유’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힙합이 아니라는 편견에 시달려왔다”는 고백처럼 멜로디컬한 음악을 주로 선보여왔다. ‘음원 강자’답게 20일 현재 결승곡 ‘온에어’와 ‘크레딧’이 지니뮤직 음원차트 1, 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 김윤하 평론가는 “‘쇼미’가 유독 재도전이 많은 이유는 대진운과 시대 분위기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상대방을 디스하고 허세가 주름잡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시즌엔 자기와의 싸움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고 짚었다.
줄곧 경쟁보다 화합을 강조해온 릴보이는 “기리보이·자이언티 프로듀서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프로듀서의 공이 컸음을 강조했다. 기리보이는 시즌 7 나플라와 시즌 8 펀치넬로, 시즌 9 릴보이까지 3년 연속 우승자를 배출하면서 명실공히 최고의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했다. Mnet ‘고등래퍼’ 2, 3에 이어 ‘쇼미’는 처음 참가한 그루비룸 역시 이번 시즌 최고 히트곡 ‘VVS’를 탄생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