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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우군’ 늘어난 이재명, 호남서도 이낙연 따라잡았다

중앙일보 2020.12.19 10:00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한껏 고무됐다고 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자체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지사(27%)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26%)를 앞선 걸 보고서다. 오차범위(±3.1%포인트) 안쪽이지만, 이 지사가 호남에서 이 대표를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지만 유의미한 결과는 또 있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31%)와 이 대표(36%) 사이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이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12%포인트까지 벌어졌었다. 또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응답자로 좁혀서 봤을 때도 두 사람이 조사대상에 이름을 올린 이후 처음으로 동률(34%)을 기록했다. 그 전까진 이 대표가 줄곧 이 지사보다 우세였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당의 주류라 할 수 있는 호남이나 친문 지지층이 더는 우려할 장벽이 아니란 게 확인됐다”고 평가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vs이재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낙연vs이재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 지사 측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지사 지지율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이 대표와 다르게 외생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수도권 재선 의원)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추미애(법무부 장관)·윤석열(검찰총장) 사태’를 거치면서 윤 총장이 일부 중도층을 흡수해 다소 지지율이 빠졌는데도 1위를 유지하는 건 이 지사가 굉장히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 지사가 ▶추·윤 사태에 한발 물러서서 ▶지난 2월 신천지발(發)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행정력을 동원하며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했던 게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최근 2017년 대선 캠프 멤버였던 전직 의원들과도 재결합하고 있다. 제윤경 전 의원은 지난달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유승희 전 의원도 최근 김기준 전 의원 후임으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에 내정됐다고 한다. 이 지사를 돕겠다고 나선 민주당 의원들도 늘었다. 기존 정성호(4선)·김영진·김병욱·임종성(이상 재선)·이규민(초선) 의원 외에도 김남국·문진석 의원 등이 새로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달 이 지사와 한 차례 식사 모임을 가진 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고려해 간혹 소규모로만 접촉하며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다고 한다. 이들은 이 지사가 지난달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전(全) 국민에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도 당 안에서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 여럿과 일부 호남권 의원들도 물밑에선 교감하고 있다는 게 이 지사 측 전언이다.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앞줄 오른쪽 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김병욱 의원 등이 지난 7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1년 소부장 기술독립 실현! 소부장 육성방안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에서 두 번째 줄은 왼쪽부터 민주당 김남국 의원, 박상혁 의원, 이규민 의원 등이다. 연합뉴스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앞줄 오른쪽 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김병욱 의원 등이 지난 7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1년 소부장 기술독립 실현! 소부장 육성방안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에서 두 번째 줄은 왼쪽부터 민주당 김남국 의원, 박상혁 의원, 이규민 의원 등이다. 연합뉴스

다만 이재명계로 한 데 묶이는 것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이길 수 있고, 새롭게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를 만드는 데 함께 하겠다고 한 분들이지 어떤 계보를 만들기 위한 모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도 “개혁적인 초선 대부분이 이 지사의 정책 노선에 공감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까진 적극적인 지지라기보다 관망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향후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의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 민심도 호남 대통령 탄생보다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먼저다. 호남이 전략적 선택을 해 온 전례를 봤을 때 이 지사가 영남 출신인 건 걸림돌이 아닐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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