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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이라고?…中 네티즌 놀라게 한 백발 공산당 간부

중앙일보 2020.12.19 09:00
원쉐송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 제1서기. [사진 바이두바이커]

원쉐송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 제1서기. [사진 바이두바이커]

중국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티베트(장족·藏族)자치주 리탕(理塘)현.

중국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장족(藏族)자치주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의 모습.[신화망 캡처]

중국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장족(藏族)자치주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의 모습.[신화망 캡처]

최근 중국에서 가장 화제가 된 지역이다. 이곳 출신 티베트족 청년 딩전(丁眞·20) 때문이다. 사진작가가 촬영한 딩전의 사진이 SNS에 올라온 후 대박이 났다. 이국적 외모와 수줍은 웃음에 중국 네티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딩전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릴 정도다. 
중국에서 화제가 된 딩전의 영상.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화제가 된 딩전의 영상. [웨이보 캡처]

화제가 된 리탕현 인사, 딩전만이 아니다. 이 지역 공산당 간부도 주목받는다. 리탕(理塘)현의 작은 마을 한거(漢戈)촌을 책임지는 원쉐송(文雪松) 제1서기다. 그도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서 스타가 됐다. 주목받는 이유도 딩전과 같다. 

외모다.

원쉐송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 제1서기. [사진 바이두바이커]

원쉐송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 제1서기. [사진 바이두바이커]

왜? 평범한 중국 남성 같은데? 머리가 하얗게 센 것만 빼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데. 뭐 나이가..서른일곱(1983년생)이라고?
 
사연은 이렇다. 중국 펑파이신문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원 서기는 지난 4월부터 한거촌의 특산물인 칭커(靑稞·티베트 고지대 보리) 홍보에 나섰다. 
원쉐송은 더우인(틱톡 중국버전)을 통해 자신이 근무하는 마을의 특산물 홍보하고 있다. [펑파이신문 캡처]

원쉐송은 더우인(틱톡 중국버전)을 통해 자신이 근무하는 마을의 특산물 홍보하고 있다. [펑파이신문 캡처]

올해 처음 시도한 칭커로 만든 과자 제품 등의 온라인 판매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 라이브 방송도 하고, 더우인(틱톡의 중국판 버전)에 홍보영상도 올렸다. 그래서일까. 판매는 잘 됐다. 칭커 과자는 판매 한 달 만에 3800박스나 팔렸다. 가난한 시골 마을인한거촌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쉐송은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간쯔현에서 주는 노동 훈장도 받았다.
지난 10일 나온 원쉐송을 소개한 펑파이신문 기사. [소후닷컴 캡처]

지난 10일 나온 원쉐송을 소개한 펑파이신문 기사. [소후닷컴 캡처]

그런데 일곱 달 뒤인 지난 10일, 갑자기 중국 SNS에서 원쉐송의 사진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날 나온 펑파이 신문 기사 때문이었다. ‘딩전의 고향 리탕현에 바링허우(80後·80년대생) 백발 서기가 있다’라는 제목이었다.
백발인 원쉐송의 모습을 본 중국 네티즌 반응. ″정말 고생이 많았나보다″ 라며 놀래고 있다. [신화망 캡처]

백발인 원쉐송의 모습을 본 중국 네티즌 반응. ″정말 고생이 많았나보다″ 라며 놀래고 있다. [신화망 캡처]

백발의 원쉐송이 1983년생인 걸 기사로 알게 된 네티즌들은 “진짜 고생 많이 했나 보다. 존경스럽다” “얼마나 고생했으면” “불쌍하다” 는 반응을 쏟아냈다.

원쉐송, 원래 백발은 아니었다.

지난해 7월 원쉐송이 한거촌 주민과 이야기하는 모습. 그는 이곳 근무 중 백발이 됐다.[신화망 캡처]

지난해 7월 원쉐송이 한거촌 주민과 이야기하는 모습. 그는 이곳 근무 중 백발이 됐다.[신화망 캡처]

새치는 좀 있어도 머리가 검었다고 한다. 예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간쯔현 연초(담배)전매국 부국장이던 원쉐송은 지난해 5월 한거촌 제1서기에 자원해 부임했다. 부임 2달 뒤인 7월에 찍은 사진을 봐도 머리가 검다. 그렇기에 그가 한거촌에 근무하며 머리가 하얘진 것은 맞다. 
원쉐송은 한거촌에 와 머리카락 전체가 하얗게 셌다. [신화망 캡처]

원쉐송은 한거촌에 와 머리카락 전체가 하얗게 셌다. [신화망 캡처]

원쉐송도 처음엔 자신의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사진을 본 지인들의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 원쉐송은 펑파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마을에 와서 조금씩 머리가 하얗게 변했는데 따로 염색할 생각을 안 하고 놔뒀더니 완전히 백발이 됐다”고 말했다. 
원쉐송이 가족과 찍은 사진. 머리색이 검다. [신화망 캡처]

원쉐송이 가족과 찍은 사진. 머리색이 검다. [신화망 캡처]

가족도 놀랐다. 여름과 겨울 휴가 때만 아빠를 보는 4살배기 원쉐송의 아들도 최근에 아빠를 보고 어리둥절했다. “앞에 있는 사람, 할아버지에요?”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원쉐송의 부인 왕주쥔(王祝君)은 신화통신에 “약 2년 사이에 남편의 머리칼이 백발로 변한 걸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이발을 하고 있는 원쉐송. [신화망 캡처]

마을에서 이발을 하고 있는 원쉐송. [신화망 캡처]

원쉐송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제 모습을 보고 좀 쉬면서 일하라는 연락을 많이 받지만, 그저 맡은 바 일을 더 잘하고 싶을 뿐”이라며 “딩전으로 인해 리탕현이 유명해져 좋은 가운데 나로 인해 한거촌이 알려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원쉐송이 제1서기로 근무하는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장족(藏族)자치주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의 모습. [신화망 캡처]

원쉐송이 제1서기로 근무하는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장족(藏族)자치주 리탕(理塘)현 한거(漢戈)촌의 모습. [신화망 캡처]

다만 사람들이 자신의 백발에만 주목하는 것엔 아쉬움을 표했다. 원쉐송은 "한거촌은 아름다운 환경이 자랑할만하다"며 "제가 아닌 한거촌의 특산품과 관광 상품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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