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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몰려 서버 다운됐다···내년 여행상품 예약받자 생긴 일

중앙일보 2020.12.19 05:00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9개월만에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홈페이지 캡처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9개월만에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가 최근 잇따라 2021년 해외여행 사전예약 상품을 내놨다. 하지만 섣불리 해외여행 빗장을 푸는 건 시기상조란 지적이 나온다.
 

내년 여행 예약 1만명 몰려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9개월 만에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내년 5월 출발 상품인 '미리 준비하는 해외여행'은 2021년에는 해외여행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예약금 2021원을 받기로 했다. 또 '지금 바로 떠나는 해외여행' 패키지는 현지 자가격리가 없는 지역인 몰디브·터키·칸쿤·두바이·스위스를 대상으로 한다. 단 귀국 후에는 2주 자가격리해야 한다.
 
지난달 23일에는 참좋은여행이 '희망을 예약하세요'란 문구를 내걸고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출시 즉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이 일었다. 이날 2021년 해외여행 상품 398개 예약에 1만명 이상이 몰렸다. 1주일간 예약을 확정한 인원은 총 8000여명이다. 여행사가 정한 예약금은 평소 예약금의 10분의 1 수준인 1만원이었다. 코로나 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전액 환불해준다고 안내했다.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내년 여행 상품 론칭 이후 일주일간 예약을 하루 평균 1000건가량 접수했다. 코로나 19 사태 이전 대비 60% 늘었다. 
 

발 묶인 여행수요 '폭발'

참좋은여행은 지난달 23일 '희망을 예약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게시했다. 홈페이지 캡처

참좋은여행은 지난달 23일 '희망을 예약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게시했다.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 19 상황이 여전히 불안한데도 여행상품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은 올해 코로나 19로 발 묶여 억눌린 여행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년에 적어도 한 번은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김모(26)씨는 "여행사가 이렇게라도 예약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반가웠다"며 "적은 금액으로 고객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사고, 여행사는 회사를 살릴 수 있어 윈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로선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95% 이상 급감했다. 1000여개에 달하는 여행사가 쉬거나, 문을 닫았다. 하나투어를 비롯해 모두투어·노랑풍선 등 대형 여행사도 지난 3월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무급휴직 중이다. 관광업계 종사자 지모(28)씨는 "지금 당장은 여행업이 모두 힘들지만, 예약 수요가 폭발했다고 하니 코로나 19 종식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래블 버블'은 시기상조

여행 기대감과 겹쳐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도입 논의도 나온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 19 방역 우수 국가 간 협의해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격리도 제외하는 조치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9월 22일부터 일주일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한 결과 52.8%가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면 해외여행이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9월 홍콩이 한국을 포함한 11개국과 트래블 버블을 추진했다. 싱가포르는 한국을 트래블 버블 체결 희망국 1위로 뽑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연내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싱가포르·대만·홍콩 등 국가와 트래블 버블 추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싱가포르나 대만은 지금이라도 트래블 버블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백신을 선 구매하고 어떻게든 내년 전반기에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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