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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경제 공존 방법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앙선데이 2020.12.19 00:02 716호 6면 지면보기

‘방역 야전사령관’ 정세균 총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에서는 병상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올 한 해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온 정부 입장에서 쉽게 결정할 수만은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백신과 치료제도 시급한 현안이다. 영국에 이어 미국·캐나다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했지만 한국은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시기 모두 불확실한 실정이다.
 

3단계 격상, 고도의 판단력 필요
의료 시스템 감당 여부가 큰 변수

백신 부작용 따질 건 따져봐야
해외 동향·수요 등 고려해 접종

장관들, 비판 고깝게 생각 말고
지적 잘 수용해 성과 보여줘야

대선 출마? 지금은 방역에 전력
민생 경제, 사회 통합 화두 될 것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마주한 지금 정부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을 맡아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정 총리는 이날 1시간 동안 박신홍 중앙SUNDAY 정치에디터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현 내각에 대한 평가와 내년 선거 정국에 대한 견해도 가감 없이 밝혔다.
  
치료제 내년 1월 상용화, 백신은 3월 접종
 
정세균 총리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과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인섭 기자

정세균 총리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과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인섭 기자

3차 대유행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K-방역이 고비를 맞은 모습이다.
“아주 엄중한 상황이다.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의 유행이 우리가 경험한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고비가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서 코로나에게 지면 지금까지 우리가 쌓은 성과가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사생결단의 각오로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코로나 위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3단계로 격상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단순히 확진자 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3단계는 파급효과가 너무 커서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방역에 치중하면 경제가 울고, 경제를 고려하면 방역이 우는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언제쯤 결단이 가능한가.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각계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검토하고 있다. 더욱이 거리두기 격상은 국민의 수용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 또한 3단계로 가더라도 당장 하루 이틀 만에 갈 수는 없고 국민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말미를 드려야 한다. 그 기간은 상황이 얼마나 엄중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느냐다. 외국 사례도 많이 보지 않았나. 하루 확진자가 단 100명 나와도 의료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고 1000명이 발생해도 버틸 수 있다.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으면 서두르지 않고 좀 더 침착하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설정해 놓은 기준은 뭔가.
“하루 신규 확진자 1000명이 열흘 연속 발생해도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기준을 넘을지 여부가 3단계 격상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 거다.”
 
병상이 모자라게 되면서 사전 대비가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까지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고 잘 유지돼 오지 않았나. 1차 유행을 겪으면서 보건당국은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수도권에서 하루 1000명이 나왔을 때도 감당할 수 있는 준비를 계속해 왔다. 현재 중증 환자 병상이 빠듯하긴 하지만 입원을 못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의료 시스템이 작동하는 한 패닉 상태로 갈 일은 아니다.”
 
K-방역이 성과도 많았지만 막상 3차 대유행 준비엔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 부분은 지금 왈가왈부해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리 국민과 전 세계가 평가할 부분이다. 중대본부장인 저와 방역에 책임지고 있는 분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세균 총리가 18일 은평구 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진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세균 총리가 18일 은평구 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진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부는 백신 공동 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 명분,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3400만 명분 등 총 4400만 명분의 백신을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미국·영국 등은 인구의 2~5배에 달하는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도입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는 ‘제때 필요한 만큼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백신 확보에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으면서 동시에 적잖은 세금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잘 판단해야 한다. 코로나 백신은 속도전이다 보니 공급하는 쪽에서 부작용 면책권을 요구하거나 개발 도중 실패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등 일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조건들을 무작정 수용할지 따져볼 문제다. 나는 무조건 빨리 확보하기보다는 당연히 따질 건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접종 시기를 앞당기자는 요구가 많다.
“아직은 개발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과 해외 접종 동향, 국민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2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들어오기로 돼 있으니 식약처 심사 후 3월 중엔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 상황은 어떤가.
“치료제 도입 시기는 더 빠르게 보고 있다. 현재 여러 국내 기업이 경증·중증 환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내년 1월쯤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백신이든 치료제든 임상 부작용 등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언제쯤 맘껏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겠나.
“우리가 10개월 넘게 엄청난 고통을 겪어오지 않았나. (잠시 말을 멈춘 뒤) 이젠 3분의 2쯤은 왔기를 바란다. 완전한 종식은 아니더라도 내년 봄까지는 코로나19가 관리 가능한 환경이 갖춰지면서 국민의 일상이 정상화될 수 있길 진정 바라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월 취임 일성으로 “경제 총리, 통합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임 6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 총리’로 1년을 보내야 했다. “당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는 기틀 마련과 선도 경제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구상했는데 정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원래 복병은 저 뒤나 중간에 만나는 건데 시작할 때부터 만나 옴짝달싹 못 하게 됐다.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럼에도 사회 통합을 위한 소통 행보는 꾸준히 이어가고자 했다. 한국형 대화 모델로 평가받는 ‘목요대화’를 30차례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어떤 만남이 가장 인상 깊었나.
“청년들과 두 차례 만났는데, 쉽지 않은 대화였지만 얘기를 주고받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하게 됐다. 청년정책 기본 계획에도 반영하도록 했다. 또 각계각층의 분들을 만나면서 얼마나 소통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여건이 좋지 않다고 소통을 포기해서는 안 되고 마지막 순간까지 상생과 타협을 모색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북·미 관계 순항만 기대하긴 어려워
 
지난 1년 내각 성적표를 매긴다면. 논란을 빚은 장관들도 적지 않았는데.
“총리는 장관들이 일을 잘하게 도와주는 자리다. 부처 갈등이 생기면 이를 조율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도 하고. 다행히 내가 2006년 장관할 때보다 다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언론과 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은 장관들도 있었는데 누군들 비판받을 게 없겠는가. 당연히 비판을 받아가면서 성장하는 것이고 그걸 고깝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지적을 받으면 잘 수용해서 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면 된다.”
 
개각을 두 번 나눠 할 거라고 했는데.
“식사하면서 한 얘기인데 그게 또 기사화가 됐더라. 총리의 역할도 있지만 인사는 대통령의 몫이지 않나. 개각 얘기가 총리 입에서 나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의 거취는. 대선도 다가오는데 총리는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거취는 무슨…. 코로나 잘 극복하는 데 전력한다는 생각뿐이다.”
 
내년 1월 바이든 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미 협력은 늘고 동맹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미국 민주당 정부가 공화당 정부에 비해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에 가깝다는 점은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북·미 관계는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순항만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가 조금 더 운신의 폭을 넓혀 주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거다.”
 
이제 선거 국면에 접어드는데,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생각하나.
“(잠시 뜸을 들인 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역성장을 했다. 어떻게 하면 다시 V자 반등을 이뤄내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할 것인가를 매우 큰 과제로 봐야 할 거다. 아울러 분열과 갈등에 모두 지쳐 있는 만큼 통합 또한 화두가 될 것이다. 결국 민생 경제와 사회 통합이 중요하지 않겠나.”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17일 발간된 월간중앙 신년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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