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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구속영장 또 기각…여성단체 “구속될 때까지 하라”

중앙일보 2020.12.18 19:53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부산지법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봉근 기자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부산지법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봉근 기자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지난 15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72)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검찰은 지난 4월 집무실에서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부산지법 김경진 부장판사 18일 영장기각
검찰 “기각 사유 확인 뒤 영장 재청구 여부 결정”

 부산지법 김경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 측은 현재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서만 법리적인 측면과 범의를 다투고 있어 전체적인 사실관계에는 별다른 다툼이 없다”며 “피해자들 진술과 여러 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상당한 물적 자료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의 염려는 크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소환에 성실히 응해왔고 안정적 주거와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도주의 염려도 없어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상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검찰이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의미다.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부산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오 전 시장은 곧바로 풀려나 귀가했다.
 
 법조계에서는 오 전 시장이 지난 4월 성추행 사건에 이어 검찰이 추가로 단서를 확보한 또 다른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게 구속영장 기각의 한 사유라고 분석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오 전 시장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기억나지 않지만, 상대방 여성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말한 게 다 맞다’고 시인했다”며 “대부분의 성추행 사건은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는데 오 전 시장이 이를 인정하고, 검찰이 증거를 상당수 확보해 구속영장 발부 필요성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오 전 시장은 검찰이 제기한 두 건의 성추행 의혹을 대체로 인정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오 전 시장 측 최인석 변호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시장 혐의와 관련해 “오 전 시장 사퇴 계기가 된 기존 1건(A씨 강제추행 혐의) 외에 또 다른 강제추행 1건이 있었다”며 “(오 전 시장이) ‘죄송하다. 상대방 여성들의 피해가 그렇다면 다 맞다. 기억은 다 나지 않지만 죄송하다. 시민 명예를 떨어뜨린 거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오 시장에 대해 4개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개 혐의는 강제추행을 포함해 강제추행 치상, 강제추행 미수, 무고 등이라고 한다. 구속영장이 또 기각되자 부산지검 관계자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살펴보고 난 후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되자 성추행 피해자를 지원해온 부산성폭력상담소 등 여성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긴급 성명을 내고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부산지법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 사회의 정의가 가해자의 권력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넘어 모멸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오 전 시장이 구속될 때까지 계속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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