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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모은 동전 7000개…‘코로나 한파’ 뚫은 훈훈한 사연

중앙일보 2020.12.18 16: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와중에도 이웃을 향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의 기부자가 안산 사랑의온도탑 앞에 두고 간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30매, 1만원권 150매와 10원짜리 동전 7007개 등 현금 총 307만70원이 들어있었다. 경기사랑의열매

익명의 기부자가 안산 사랑의온도탑 앞에 두고 간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30매, 1만원권 150매와 10원짜리 동전 7007개 등 현금 총 307만70원이 들어있었다. 경기사랑의열매

18일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에 사는 한 익명 기부자는 지난 14일 안산시청 앞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 앞에 상자 하나를 놓고 사라졌다. 이후 그는 인근 고잔파출소로 전화해 “좋은 곳에 써달라. 상자를 가져가 달라”고 말했다.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30장, 1만원권 150장, 10원짜리 동전 7007개 등 307만 70원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이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오래전 10원짜리를 녹여 구리로 바꾸면 값이 3∼4배가 된다는 뉴스를 보고 탐욕에 눈이 멀어 (동전을) 이렇게 모았습니다. 아내 영향으로 제 잘못을 반성하고 제가 일해서 번 돈을 조금 보태어 내놓습니다. 불우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경기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랑의 온도탑 모금액이 전년 대비 60~70% 줄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익명 기부자의 사연이 모두에게 전해져 나눔으로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출 한파’에도 나눔 계속

16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점주가 '임대인 감사'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점주가 '임대인 감사'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웃을 향한 나눔의 마음을 잃지 않는 자영업자도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60대 오남칠씨는 과거 5년간 이어왔던 무료급식 봉사 ‘사랑의 밥차’ 활동을 올해 재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에 뜻이 가로막히자 대신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팔 때 받는 20원을 차곡차곡 모으기로 했다. 매일 컵라면 2~3박스씩도 함께였다. 오씨는 “뜻을 같이하는 후배 등과 돈을 추가로 보태 매달 컵라면 100박스 이상을 지역 소외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올해 사랑의 밥차 운영을 할 수 없어 아쉽지만,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끝나 온 국민이 건강한 일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임대료를 면제해준 건물주와 면제받은 월세를 직원과 고객에게 나누겠다는 업주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16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A식당을 5년째 운영하는 유민수(66)씨는 ‘착한 건물주님. 코로나 19 끝날 때까지 임대료 면제 감사합니다. 고객님께 이 고마움을 나눌게요’라는 현수막을 식당 앞에 내걸었다. 건물주 A씨는 “어려울 때 형편을 봐주면 코로나 19 이후 꼭 두 배로 보답하겠다”는 유씨의 말에 이달부터 코로나 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코로나 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2~3월에도 A씨는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유씨는 “다른 건물주가 보면 실례일 수 있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리면 동참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현수막을 붙였다”고 말했다. 유씨는 임대료 감면 등으로 인한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경기지만 음식값을 낮출 수 있었고, 직원 10명의 고용 수준을 코로나 19 이전처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주와 저의 믿음, 저와 직원의 믿음처럼 서로를 믿고 협력하면서 이 힘든 시기를 버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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