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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병상 대란' 덮쳤다...4명 사망, 서울만 대기환자 580명

중앙일보 2020.12.18 16:10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병상 배정에 투입되는 행정 인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과 인력 부족으로 병원에 가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부천 3명, 서울 1명 병상 기다리다 사망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환자(서울 122번째 사망자)는 나흘째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자택에서 기다리던 중 15일 끝내 사망했다. 이 환자는 초기엔 목만 간지러운 상태여서 대기 조치가 내려졌으나 이후 “피 가래가 나온다”며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를 호소했다. 관할 보건소가 서울시에 긴급 병상배정을 요청했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는 끝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확진자의 증상이 악화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병상 배정을 담당하는) 수도권통합상황실에 요청했으나 최근 확진자 폭증에 따라 긴급하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병상 대기 중 환자 규모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7일 기준 병상 대기 환자는 서울에서만 58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미 국장은 “통상적으로 병상 배정에 하루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이상 대기 중인 환자는 227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병상 대기 환자는 지난 8일 125명→9일 157명→17일 227명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하루 이상 대기 환자는 496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지난 12일 확진된 80대 환자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다가 16일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요양병원에선 70대 남성 확진자 2명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 건강이 악화돼 지난 13, 14일 잇따라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신규 확진자 900명대인데…병상배정 인력은 40명 남짓

지난 8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현장상황대응팀이 업무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8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현장상황대응팀이 업무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확진자 폭증으로 절대적인 병상 수가 부족해진 게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내 중증환자 전담치료 가용 병상은 사흘째 1개뿐인 상황이고 수도권 전체로 봐도 4개뿐이다. 서울의 경우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의 가동률은 12월 들어 계속해서 80% 중·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경증환자를 위한 서울 내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2179개 중 즉시 가용한 게 451개(20.7%)뿐이다. 
 
여기에 병상 배정 인력을 제때 확충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18일 이후 한 달 째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명 이상 쏟아졌고 지난 7일 이미 병상 대기환자가 1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일주일째 하루 평균 927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수도권통합상황실의 병상배정 인력은 40여명 수준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경기도·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 파견인력, 공중보건의를 합쳐서다. 
 

부랴부랴 인력확충 나선 정부…서울시 “책임 통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12월 16일 코로나19 브리핑 발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12월 16일 코로나19 브리핑 발표.

병상 배정 차질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와 지자체는 부랴부랴 인력 확충 작업에 들어갔다. 공인식 중수본 수도권현장대응팀장은 “18일 자로 경기도에서 10명을 추가 파견했고, 공중보건의도 6명에서 8명으로 2명 확충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10명의 인력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식 팀장은 “생활치료센터, 의료기관 병상이 부족하게 되면서 확진자 증상을 판단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후 병상을 찾아 조정하는 업무 난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지자체 파견 인력 중에는 업무를 배분, 조정하는 팀장급 이상 중간 관리자가 1명밖에 없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책임을 인정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8일 오전 KBS 라디오 ‘김형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병상 대기 환자 사망과 관련,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12월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다 보니 행정이나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유미 국장은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서울시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병상배정 시스템 등 공공의료체계를 점검,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정원·최모란·황수연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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