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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마약류?…보아가 日서 밀반입한 '졸피뎀'이 뭐길래

중앙일보 2020.12.18 15:52
가수 보아. SM엔터테인먼트

가수 보아. SM엔터테인먼트

가수 보아가 향정신성의약품(이하 향정약)을 밀반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보아는 소속사 일본 지사 직원을 통해 일본에서 '졸피뎀' 등 향정약을 처방받은 뒤 우편물을 통해 국내 직원 명의로 한국에 반입하려다 세관 검색 단계에서 적발됐다. 18일 오전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1ㆍ2위를 각각 ‘보아’와 ‘졸피뎀’이 차지하기도 했다. 과거 가수 박봄과 방송인 에이미 역시 졸피뎀을 들여오다 적발된 적이 있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 이사와 문답을 통해 졸피뎀과 마약류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봤다.
 
졸피뎀은 마약인가.
국내 법률상 마약류는 크게 ▶향정신성의약품 ▶마약 ▶대마 3가지로 나뉜다. 향정약과 마약을 구분하는 기준은 '중독성'이다. 즉 중독성이 심한 약물은 마약으로 분류하고, 상대적으로 중독성이 약하고 쓰임이 광범위한 약물은 향정약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면 LSD·필로폰·코카인 등은 마약에 속한다. 졸피뎀이나 신경안정제는 향정약이다. 또 향정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치료용으로 많이 쓰는 반면, 마약은 대부분 국내에서 사용을 금지한다. 마약 중 의약품용으로 쓰는 건 모르핀이나 합성 모르핀 정도로 아주 소수다.
 
졸피뎀이 수면제 효과의 3배라던데.
졸피뎀 자체가 수면제라 비교가 적절치 않다. 수면제로 허가한 몇 가지 약물 중 하나가 졸피뎀이다. 여러 제약회사에서 이 성분을 가지고 약을 만든다. 다만 졸피뎀의 경우 다른 약물에 비해 약의 작용시간이 짧아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투약 용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 없다.
 
프로포폴과는 어떻게 다른가.
프로포폴은 수면 마취제다. 졸피뎀이 잠을 자려고 먹는 경구 알약이라면 프로포폴은 수술이나 수면내시경 검사 등을 하기 위해 단시간 동안 깊게 잠들 수 있게 하는 마취제다. 프로포폴이 훨씬 효과가 세고 단시간 동안 작동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이 처방받은 의료용 마약은 마취·진통제인 프로포폴로 851만명이 투약받았다.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처방받은 사람은 178만명이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수면유도제 이미지. 연합뉴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수면유도제 이미지.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졸피뎀을 처방받을 수 있나.
졸피뎀은 국내에서도 수월하게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이다. 수면장애를 호소할 때 신경안정제로 수면에 들기 어려운 경우 처방을 해준다.  
 
보아는 굳이 왜 일본에서 들여왔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졸피뎀 자체로만 보면 아마 일본 활동 당시 처방받은 약을 먹다가 귀국한 뒤 해당 약을 보내달라고 한 것 같다. 향정약의 경우 엄격하게 관리해 국제우편을 통한 송수신을 금지한다. 이걸 모르고 들여왔을 수 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국내에서 비슷한 약을 처방받은 적이 있는지, 일본에서 건너온 졸피뎀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다른 약이 섞여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졸피뎀 외에 ‘다’ 목에 해당하는 약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정약은 법률상 크게 ‘가ㆍ나ㆍ다ㆍ라ㆍ마’ 목으로 나뉜다. 혼합물질을 뜻하는 ‘마’ 목을 제외하면 ‘가’ 목과 가까울수록 오ㆍ남용 우려가 심해 의료용으로 잘 쓰지 않는다. ‘라’ 목에 해당하는 졸피뎀이나 프로포폴보다 조금 더 오·남용 우려가 있다. 하지만 ‘다’ 목에 속해있는 약물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많아 쓰지 않는 약물이 많다. 어떤 약물이 발견된 건지 명확히 밝혀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 학술이사 외에 이범진 아주대 약대 교수(마약퇴치연구소장)는 “향정약은 약 한 알 한 알을 셀 정도로 관리가 엄격하다. 이를 해외에서 들여오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에서 받은 정상적인 처방전이 있고, 들여온 약이 대량이 아닐 경우 약식기소 정도로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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