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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무조건 약 먹고 사람 만나야 낫는다? 오해입니다

중앙일보 2020.12.18 14:31

"우울증은 감기처럼 한번 왔다가 자기가 극복하면 쉽게 낫는 병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본 많은 환자는 20대에 우울증 생겨 평생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정신적 암처럼 느껴질 때도 있죠. 감기 수준의 우울증과 중증으로 고통받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마음 속 코로나, 우울증 테스트]
우울증 단계별 대처법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평생 꾸준히 따라다니는 '질병'. 우울증 환자를 매일 마주하는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진단입니다. '괜찮아지겠지'라며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있어야 우울증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죠.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 우울증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우울증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단순한 '우울함'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의 병을 얻었다고 무조건 약을 먹는다든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울증 치료는 증세의 심각성에 따라서 각기 다른 전략을 써야 합니다. '코로나 블루'의 시대, 홍진표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우울 단계별 대처법을 정리했습니다.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면 증상 단계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pixabay]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면 증상 단계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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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벼운 우울증이라면

가벼운 우울증이라면 약물치료보다 정신 사회적 치료들을 처음부터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치료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과 상담하고 친구와 많이 만나는 식이죠. 여가 활동을 활발하게 하거나 규칙적 운동, 금주·금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루 사이클을 항상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이 많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엔 인지행동치료나 상담 치료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치료법은 컴퓨터나 책으로도 실행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독서를 통한 인지행동치료만 해도 우울증에 꽤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벼운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벼운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② 중간 정도 우울증이라면

중간 단계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면 약물치료와 정신 사회적 치료 중에 정하게 됩니다. 무엇을 우선 할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단계부터는 의사들이 SSRI 등 세로토닌(항우울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높아지게 하는 약을 많이 권유합니다.
 
생활 속 치료는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40분씩 중간 정도의 강도로 하는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빠르게 걷거나 육체적 움직임이 꽤 되는 활동이 해당합니다. 온종일 집에만 있으면 눕거나 게을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밖으로 나가 산책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는 것도 증세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중간 단계의 우울증 환자는 이완 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복식호흡이나 근육 이완법, 요가, 명상 등을 배운 뒤 생활 속에서 실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중간 단계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간 단계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③ 심각한 우울증이라면

사고 장애나 망상이 동반되는 중증 우울증 환자는 약물치료가 필수입니다. 세로토닌 계열 약뿐 아니라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분노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 함께 작용하는 SNRI 항우울제를 꼭 쓰거나, 향정신성 약물을 병행 사용해야만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각한 단계의 우울증은 정신 사회적 치료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중간 정도 단계와 비슷하게 운동 요법, 인지행동 치료 등을 하는 게 좋습니다. 대인관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자라면 대인관계 치료법도 쓰게 됩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에게 무조건 외출하도록 유도하는 건 위험합니다. 상태가 좋아질 수 있을 때만 외출 권유하는 게 좋습니다. 억지로 밖에 나가는 일이 반복되면 극단적 선택의 충동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심각한 우울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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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최고의 우울증 치료제는

주변에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가족·친구 등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일부 가족은 환자들에게 "의지가 약하다"라거나 "정신력이 약하다", "게으르다"면서 비난하고 야단치곤 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이미 열등감이 가득 찬 상황에서 자신을 더 자책하게 되고, 우울증이 악화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우울증 환자는 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는 상황이 종종 나타납니다. 적절한 외출이 필요하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서서 밖으로 나가라고 떠밀거나 다그치는 건 금물입니다. '~하라' 식의 강요보다는 "네가 산책하길 원하면 같이 가주겠다"라거나 "운동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니" 등의 권유가 적절합니다. 
 
결국 가족·친구 등이 우울증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응원'입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내가 무능해서 가족들이 날 싫어한다"라거나 "차라리 내가 없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지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고, 늘 사랑하고 아낀다는 걸 표현해줘야 합니다. '우울증을 잘 이겨내고 예전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병 회복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믿음과 사랑이 최고의 우울증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울증?아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우울증?아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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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영상=왕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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