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격상 코앞에…비상걸린 식당들

17일 한산한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우동 가게를 운영하는 전모(52) 씨도 “매장 내 가림막도 설치하고 방역에 만전을 기해왔는데 매장 취식 금지는 가게 문을 아예 닫으라는 얘기”라며 “(배달·포장하는 사이에) 불어터진 우동을 누가 좋아하겠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정부가) 가만히 앉아 회의만 하니 대책도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는 하나”라고 반문했다.
“영업제한 묵묵히 따랐는데…돌이킬 수 없는 피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 중인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와 헬스관장모임 관계자들. 이들은 정부가 실내 체육시설을 집한제한 업종으로 분류한 데 대해 "식당과 카페, 목욕탕 등의 업종은 일부 영업을 허용하면서, 우리에게만 강력한 잣대를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3단계 격상 시 음식점에 대해서도 카페처럼 포장ㆍ배달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3단계 방침으로는 8㎡당 한 명씩 앉는다는 조건 아래 오후 9시까지 매장에서 식사할 수 있었지만, 매장 내 전면 취식 금지로 방향을 튼 것이다. 사실상 ‘혼밥’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제대로 지켜지기가 어렵고, 포장ㆍ배달만 허용하는 카페나 아예 영업이 금지된 스포츠업계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외식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오후 9시까지라도 매장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버텨왔지만, 매장 내 취식을 전면 금지하면 최악의 매출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 영업제한을 당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며 정부 방역 대책을 묵묵히 따라온 외식업자들에게 3단계 격상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또다시 강요하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서울 식당ㆍ카페 집단감염 6% 그쳐
전체 외식업에서 절반 가까이(44.23%) 차지하는 한식업의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식업 중에서도 한식 일반음식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60.14%로 대부분(80% 이상)이 영세한 외식업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2018년 통계청 외식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한식업에서 배달과 포장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7%, 11.4%에 그쳤다. 중앙회는 “영세 한식 일반음식점은 배달이나 포장배달로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지 못했는데 매장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면 피해는 극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식업은 배달 5.7%, 포장 11.4%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점심을 포장·배달로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도시락 전문점에서 직원이 배달을 위한 도시락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사상 초유의 점심대란 일어난다"
추인영·곽재민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